목회자에게 있어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성은 어떤 신비적 체험만이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모든 부분을 망라하여 전인격적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을 말한다. 성경은 에녹이, 노아가, 또 요셉과 다윗도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밝힌다(창 5:22-23, 6:9, 39:1).


오늘날 많은 목회자들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문제보다는 오히려 목회방법과 프로그램을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몰려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목회자가 역사 속에 일어나는 민족들과 열방들의 변화를 직시하고 역사를 읽어내는 눈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의 영성이 어떠하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하나님과의 자연스러운 동행이 없다면 말씀의 능력은 지식에 머물 수밖에 없고, 어떤 프로그램이나 목회방법 역시 하나님의 요구를 읽어내지 못하는 생명력 없는 행사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므로 목회자에게는 무엇 보다 영성훈련이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


사실 목회자는 스스로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통해 회중과의 관계를 지속하며, 회중은 또한 자신들이 하나님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교회를 통해 이루어 나가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있다. 개인적인 영성훈련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묵상과 기도훈련이다. 목회자는 매일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삶 속에서 느끼며, 기도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를 하나님께로 가져가는 훈련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목회 시작부터 900명의 성도가 되기까지는 교인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가며 기도했고, 지금은 교역자들과 직분자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외우며 기도한다. 혹자는 미신적인 행위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그 영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바쁜 사역의 현실 속에 목회자가 탈진하지 않고 전체 교인들의 영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목회자 개인의 영성은 잘 훈련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에는 그 동안 목회철학, 리더쉽훈련 등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참 행복한 일이지만 아직까지 목회자의 영성훈련 분야는 세밀하게 논의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부분들이 교갱협을 통해 강조되어지고 금번에 있을 제3차 영성수련회를 통해 소리없는 갱신으로 일어나기를 소원한다. 큰 강물은 작은 샘물들이 모아져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면서......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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