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기도사역과 기도학교

기도의 백미(白眉)는 역시 '중보기도'가 아닐까.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
라 '남'을 위한 기도. 중보기도를 프로그램화해서 교회의 든든한 버팀목으
로 삼고 있는 교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반포에 있는 남서울교회(이철 목사)
다. 이 교회의 기도사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골방기도'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도학교'다.
중보기도의 핵-골방기도
우선 골방기도를 들여다 보자. 남서울교회의 중보기도사역은 골방기도로 대
표된다.
교회 안 작은 공간에 '기도골방'이 마련돼 있다.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이
곳에는 기도요청카드와 기도응답카드가 담긴 박스와 전화기가 한 대 놓여
있다. 이 곳에는 기도내용들이 주제별로 분류돼 있다. '민족과 세계' '나라
의 시국' '선교사' '교회와 목회자' '교인들의 기도제목'. 약속한 시간에
기도헌신자가 골방에 와서 카드 순서대로 기도를 한 뒤 기도를 했다는 표시
를 해놓으면 그 다음 사람이 다음 카드에 적혀있는 기도내용대로 계속해서
기도하도록 돼 있다. 기도제목은 수시로 바뀐다.
기도가 응답된 것은 기도응답카드에 기록하고 그 카드를 골방 내 게시판에
붙여, 그것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의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한다.
한 주일에 약 10여건의 응답카드가 부착되고, 그것은 교회 회지인 '감람원'
에 간증으로 소개되기도 하면서 교인들로 하여금 기도응답에 대한 확신을
고취시킨다.
전화기는 기도골방에 있는 사람과 기도를 요청하는 사람 사이에 연결된 유
일한 교량이다. 전화를 통해 요청하는 기도내용은, 자식이 가출했다거나 회
사가 부도 일보 직전에 놓여 있다거나 병원 응급실에서 걸려오는 전화 등
매우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 평균 다섯 통 이상의 기도요
청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하니 중보기도에 대한 교인들의 신뢰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기도골방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주간 96
명의 기도헌신자에 의해 움직여진다. 한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씩 헌신하면
된다. 3개월 단위로 기도헌신자가 교체된다. 중보기도사역이 시작되는 주일
저녁에 헌신예배를 드리고 이 사역에 최선을 다할 것을 서약하기도 한다.
기도학교에서 기도를 배운다
기도골방이 하나님과 일대일의 은밀한 만남의 공간이라면 '기도학교'는 기
도의 이론과 실습을 배우는 곳이다. 1년 4학기제로,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부터 2시간 가량 기도에 관한 성경공부를 한다. 또 성경말씀에 기초해 직접
기도를 해보기도 한다. 기도를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이나, 기도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기도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주로 참여한다. 이들은 가끔 기도
원에도 가서 야전경험(?)을 쌓기도 한다. 처음에는 기도골방을 지원하기 위
해 만들어졌으나 이제는 독자적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됐다.
93년 남서울교회 부목사 최흥식 목사에 의해 중보기도사역은 시작됐다. 4년
정도가 지난 지금은 이 교회에서 개척된 여러 교회에서 이 사역을 옮겨 각
자 교회의 실정에 맞게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사랑의교회(옥한흠 목사) 신
반포교회(홍문수 목사) 왕성교회(길자연 목사) 등 여러 교회에서 중보기도
사역을 벌이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최흥식 목사는, 중보기도사역의 장점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기도훈련이 저절로 된다 △기도의 폭이 넓어진다 △내 기
도제목까지 응답받는 축복을 얻는다 △성도간의 교제가 깊어진다 △무엇보
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최목사는 "큰 규모의 교회든 작은 규모의 교회든 약간 명의 헌신자와 공간
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느 교회든 '얼마든지 할 수 있
다'는 말이지만, 사실은 오늘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기도사역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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