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부모 신뢰 얻는 일도 중요

"우리 아이 오늘부터 교회 못 나가요. 이제 전화 걸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그런 건 아니지만 교회 다닌 뒤로 남자 애들한테 전화가 오고 보기가 좋
지 않아요.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인데 그러면 안되잖아요. 애 아빠도 교회 보
내지 말라고 당부했구요."
서울 하교회 학생부를 담당하고 있는 정 전도사(35)는 최근 어느 학부모
로부터 이런 내용의 '선전포고'를 들었다. 불신부모를 둔 청소년들의 경우
교회 나오는 데 가장 큰 장애는 부모들이다. 그들은 일단 자녀가 다른 종교
를 갖는 걸 곱지 않게 본다.
그들이 교회에 대해 갖는 편견이나 선입견 또한 다양하다. 교회 보내면
이성관계나 갖고 공부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그런말도 있잖아요 '주일학교
는 연애학교'라고…, 혹시 TV에 나오는 광신자들처럼 되지나 않을까 걱정
돼요, 교회 다니면 부모 자식도 몰라본다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어쨌든
자녀들 마음에 짐을 쌓는다. 교회에 나오더라도 아이들 마음은 늘 무겁다.
"2학년때까진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작년 겨울방학 때부턴 아예 교회에
발도 못 붙이게 하셨어요. 몇번 결석을 하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얼마
전부터 학교 간다고 집을 나와 예배를 드린뒤 다시 학교에 갑니다." 불신부
모의 반대 속에 교회를 다니고 있는 김지혜 학생(18·삥여고 3학년)의 고민
이다.
이같은 현실에 대한 청소년 사역자들의 진단은 책임을 결국 교회로 돌린
다. 주일학교 사역이 학부모와 동떨어져 있는 이상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얘
기다.
"청소년 시기가 아무리 자신의 행동을 자신이 결정할 나이라고 하지만 우
리 문화에서 부모의 간섭을 배제해선 안된다. 따라서 청소년 사역은 학부모
사역까지 포함한다. 특히 불신가정일수록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부모에게
교회 다니는 게 '좋은 것'이란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절름발이 교육형태를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조성민 전도사·대전 새로남교회 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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