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론 우세 속에 {강요된 눈물이라도 보고 싶다} 관심도

어린이 부흥회가 일부 어린이 사역자들 사이에서 최근 주일학교 정체의 새
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신학적 입장은 찬 반으로 양분된 상태여
서 교회가 이를 적용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어린이 부흥회의 진원지는 아무래도 교회학교 성장
연구소(소장:박연훈 목사)로 볼 수 있다. 이 연구소는 80년대 후반부터 소규
모의 부흥회들을 열어 온 박연훈 목사(기감소속)와 어린이 부흥사로 불리는
6명의 목사들이 중심이 되어 96년 11월에 설립됐다.
작년 연구소 설립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초교파적 어린이 부흥회를 개최한
결과 수천명씩의 어린이들이 모여든 가운데 장년들의 부흥회 못지 않은 열
기가 집회기간에 나타남으로써 이후 많은 교회들이 이같은 사례들을 주목하
기에 이른 것. 여기에 극동방송이 매주 월요일 오후5시부터 박 목사의 설교
를 담아 방송하는 '우리는 주의 어린이' 프로가 많은 청취자를 확보함으로
써 어린이 부흥회 열기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박 목사는 그 필요성을 이렇게 주장한다.
"주일학교의 정체원인은 정체성 상실에 있다. 복음 대신 선물공세로 아이
들을 모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 대한 이미지만 실추시켰으며 어떤
영적 성장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기독교의 정체는 회개를 통한 거듭남과
성령의 능력을 힘입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이렇게 변화된 아이들을 통해서
만 주일학교는 성장할 수 있다."
교회학교 성장연구소는 그동안의 부흥회 참가자들 가운데 영적인 감동을
체험한 어린이들의 간증을 모은 '예수님을 만난 아이들' 1권을 책으로 펴내
는 한편 올 여름에도 꾸러기 은혜캠프, 어린이 은혜캠프, 신세대 성령캠프
등의 어린이 부흥집회를 연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홍보효과를
고려하면 많은 어린이들이 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죄에 대한 인식능력이 없는 어린이가 회심을 할 수 있는가, 하
는 부분에선 여전히 신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그들은 위험론과 함게 신중론을 견지한다.
정일웅 교수(총신대)는 어린이 부흥회에 대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
은 대안"이라고 전제한 뒤 그 이유로 "자기판단 능력이 없고 인식기능도 불
완전한 어린이들은 성인과 달리 자발적인 회심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흥회
란 방식은 인위적인 어떤 충격, 가령 감정을 자극하든지 즉흥적인 결심을
유도함으로써 회심을 강요하게 된다"는 측면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부모와 교사를 통해 꾸준히 복음을 깨우쳐 가는 과정이 중요
하다"며 "삶과 지식이 체계적으로 '육화'되는 교육 방법론을 교회가 수용해
야만 주일학교의 정체현상도 극복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실제로 어린이의 회심과 관련된 논의는 여러차례 있어왔지만 일반적인 논
조는 정 교수의 주장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회심의 '정도'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디모데와 같이 '교육의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에
무게를 둬 온 것이 사실이다.
"어린이 사역에 대한 관심이 오늘날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있지 않은 것은
불행한 현실"이란 페리 다운 교수(미국 트리니티신학교)의 '신중론' 역시
"어린이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또
하나의 결단을 하도록 인도하는 시도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주일학교, 특히 어린이사역의 '불황'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요
즘 같은 상황에선 "차라리 강요된 눈물이라도 보고 싶다"는 어린이 사역자
들의 심정 또한 도외시 할 수 없는 부분임엔 틀림 없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