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사진 등 50점·재고증의 기회 의미

전국 목사장로기도회가 열렸던 지난 5월6일부터 8일까지 충현교회 전시실에서 <한국장로교회와 박형룡>이라는 주제로 '죽산 박형룡 박사 출생 100주년 기념 사료전시회'가 열렸다.
한국장로교회사학회(회장:김남식 목사)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박형룡 박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진 50점이 전시됐다. 1907년 평양신학교 제1회 졸업생들의 기념촬영 사진부터 박형룡 박사의 미국 유학 시절 사진, 1936년 금강산 기독교 수양관에서 열린 전국 목사수양회 사진, 주기철 목사가 설교를 하고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200여명의 교역자들이 순교를 다짐하는 가운데 바깥에서는 일본 경찰 200명이 지키고 있는 숨막히던 당시 찍은 기념사진도 전시됐다. 또 조선신학교를 반대하던 신앙동지회 51인의 사진과, 김재준 목사를 반대해 개교한 장로신학교 개교기념 및 제1회 졸업기념 사진, 6.25 전쟁 와중에서 부산중앙교회에서 거행된 구국기도회 사진 등.
이것들은 사학회 총무 장영학 목사(영광교회·42)가 소장하고 있던 것들과 부산 광주 등을 돌아다니면서 정규오 노진현 방지일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을 직접 만나 그들로부터 얻은 사진들이었다. 그중에는 일반에 이미 공개된 사진도 있지만 이번에 최초로 소개된 것도 있었다. 또한 그동안 제대로 고증이 되지 않아 틀리게 알려졌다가 이번 기회에 바로잡은 부분도 적지 않았다. (박스기사 참고)
총신대 신대원에서 공부하면서 "한 분야에 적문적인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13년 전부터 한국교회사와 관련된 사료들을 수집해오던 장영학 목사는, 박형룡 박사를 '교단 신학의 뿌리'라고 부르면서도 정작 그에 대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사상이 널리 알려져 있지 못한데 충격을 받고 박박사 관련 자료수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박박사 저서 중 최초로 인쇄된 장로회신학교 강의안 '근대신학난제'와 '신학난제'를 비롯해 박박사의 필기노트와 프린트 교재 등 약 100여개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장목사는 개교회사·노회사·총회사와 화보는 물론 기독교학교, 천주교, 여성사 자료까지 포함해 약 2만권 정도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교회의 담임목사실과 사택은 말할 것도 없고 예배당 한 구석까지 자료집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자료들은 이번에 전시되지 못했다. 약 1,0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사진 및 희귀자료 등 제대로 된 전시회를 열고자 총신대와 총동창회에 재정지원을 요청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몇몇 교회가 후원해 그나마 사진만이라도 전시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다. 그만큼 교단의 의식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장목사는 가능하면 신축 중인 총신대 사다동 종합관이나 양지 채플실에 박형룡 기념실이 마련되면 자신의 소장자료를 기증할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총회본부 안에 총회 역사 자료실을 갖췄으면 하는 바램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희망'에 불과할 뿐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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