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문제 있음에도 철저하게 은폐하는 것이 더 큰 문제

목회상담을 받아야 할 피상담자 1순위는 과연 누구일까?
아마도 목사가 제일 먼저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목사
의 가정'이다. 절대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목회현장에서 목회자 가정이 정상
적이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목사의 가족이기 때문에 교회에서나
사회에서나 어디서든 모든 면에서 조심해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목사와
사모간의 불화, 목사 자녀의 탈선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역의 특성상 목사의 가정은 일반인에게 잘 공개되어 있
지 않다는 점이다.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더 깊이 곪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상담목회 전문가들은 "모든 목회
자는 반드시 목회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회자들의 가정문제를 탐색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목회와
신학> 94년 6월호에 소개된 적이 있다. 주로 서울·부산·광주 등 대도시에
위치한 교회의 30, 40대 목사가 설문에 응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 목사들이 사모에 대해 만족하는데(87%)
비해 '그저 그렇다' '불만족하다' '이혼하고 싶다' 등 부정적인 대답도 적
지않게(13%) 나왔다. 불만족의 이유도 '성격차이' '목회의 비전이 맞지 않
는다' '자기의식이 강하다, 냉정하다' '여성적인 매력이 없다' '교양 등 의
식이 떨어진다'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기억되는 부부싸움 횟수에 대해서는 '5∼10회'가 가장 많은데(27.8%) 비
해 '30회 이상'도 상당히 많은 것(14.3%)으로 드러났다. 기억에 남는 것이
이 정도라는 말이다. 싸움의 원인은 '남편의 사역에 대한 몰이해' '재정'
'자녀교육' '양가부모' 등 일반 가정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한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이혼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는 답이 58.4% 나온데 비해 '간간이 생각되나 진지하게 생각
한 적은 없다' '심적으로는 충동을 느끼나 목회자로서 그럴 수 없어서 참고
산다' '2, 3회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는 대답도 35.9%로 만만치 않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방어심리에 익숙한 목사의 특성을 전제할 때 실제상황은 조사결과보다 훨
씬 심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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