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교회가 시작됨과 동시에 상담도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교회는
영혼에 상처를 입고 정신적으로 방황하거나 육체적인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고 상처를 싸매주는 '영혼의 병원'
으로 이 땅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에서 이뤄지는 설교·교육·심방
·구제·교제 등 목회의 제분야가 상담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고 보아
도 무방할 것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정신적·육체적 문제들도 더
욱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교회도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
들을 해결해 주기 위해 보다 전문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생겼다. 최근 한국
교회에 '목회상담' 분야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다. <편집자주>
--------------------------------------------------------------------
--------------------
100명 내지 200명 정도 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교회의 경우, 교인들의 모
든 문제를 담임목사가 웬만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교인이 300명만 넘
어도 교인들의 생활을 파악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또 과거에는 심방이나 설교를 통해 교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전
부였다. 그러나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교인들이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은
훨씬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설교만으로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룬다는 것은 더 이상 말이 되지 않게 된 것이
다.
영혼과 마음에 상처를 안고 교회에 들어왔지만 교회에서 문제가 치유되지
않는다. 그런데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을 보면 너무나 기쁘고 즐거워 보인다.
이에 질세라 환하게 웃으며 손뼉을 치면서 찬양을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기
도를 한다. 하지만 허전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다. 모두들 외식과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다. 자칫 찬송과 기도
도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순간적인 카타르시스 작용제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총신대 신대원에서 목회상담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이관직 교수는 "사회
속에서 가정이 역기능화하고 있다. 가정의 위기는 곧 교회의 위기로 직결된
다. 현재 교회의 역기능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면서 문제의 심각성
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목회상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교회가 이러한 위기상
황에 직면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올해만도 목회상담사역만을 전문적으
로 하는 몇몇 연구소가 문을 여는가 하면 신학대학원에 목회상담과정을 개
설한 학교도 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부설 목회상담센터(원장:이기춘 교수)
가 5월1일 문을 연데 이어 5월12일 이관직 교수(총신대)에 의해 시작되는
한국목회상담연구소가 창립예배를 드리고 정식으로 출범한다. 개인연구소이
기는 하지만 예장총회에서는 최초로 목회상담전문연구소가 탄생하는 것이
다. 서울신학대학의 경우, 올해 대학원 과정에 목회상담 석사과정을 개설했
다. 안양대에는 가정사역대학원이라는 과정이 개설돼 있다.
이와 맞물려 많은 목사들이 목회상담전문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목회상담대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의기의식이 목회자들로 하여금 배움의 터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
직까지 목회상담 전문목사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사랑의교회 남서울교
회 온누리교회 영락교회 명성교회 등 주로 서울지역의 대형교회에서 상담전
문목사가 사역을 하고 있는 편이다. 이관직 교수는, 학교에서는 강의를 통
해 장차 담임목사가 될 이들에게 상담목회에 대해 눈을 뜨도록 하는 한편
연구소에서는 전문사역자를 양성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주 ① '목회상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다음주 ② '목회상담교육 어디서 어떻게'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