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직 복권 등 명예회복 작업 올해 가장 활발

한국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대표적 순교자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는 고
주기철목사(1897∼1944)와 한국교회 보수신학의 토대를 구축한 고 박형룡박
사(1897∼ )는 각각 목회자와 신학자로서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상
징적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마침 올해가 이 두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난 지
꼭 1백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이 두 사람의 신앙과 신학에 대한 조명작업은 대단히 미약한 편이
었다. 주기철목사의 경우 서거 50주년을 맞은 94년이 돼서야 '주기철목사기
념사업회'(회장:김상복목사)가 조직됐으며, 박형룡박사 역시 지난해 총신대
학교에서 '죽산 박형룡의 신학과 사상'이란 책을 처음으로 출간할 정도로
신학적 재조명작업이 부진했다.
그러나 탄생 1백주년이 되는 올해 이들에 대한 작업은 예년에 비해 활발
한 편이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목회자와 신학자가 오늘날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2회로 나눠 점검해본다.
고 주기철목사의 경우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 그의 '목사직
복권문제'다. 주기철목사는 1939년 12월 당시 평양노회 임시회에서 면직된
바 있다.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주도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비록 일제의 강
압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총회가 신사참배를 공식 결의하고 노회가 주목사
의 목사직을 면직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한국교회 최대의 수치스런 사
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가 순교한 이래로 지난 50년간 주목사의 목사직 복권문제는 논의의 대
상이 되어오질 못했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해 독노회가 주기철목사의 목사
직 복권을 선언했으며, 이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교계는 물론 일반사
회에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독노회는 예장총회(총회장:김준규목사)나 예장통합(총회장:박종순
목사)과 같은 정통교단에 속해 있지 않은 독립노회에 불과해 그들만의 목사
직 복권선언이 과연 정통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설득력을 얻지 못했
다. 이러던 차에 '주기철목사기념사업회'는 정통성 있는 예장총회나 예장통
합이 주목사의 복권을 선언해야만 법적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
고,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차례에 걸쳐 예장총회 동평양노회와 예장통
합 평양노회에 각각 공문을 발송해 주기철목사의 복권문제를 공식적으로 다
뤄줄 것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통합측 평양노회는 '해당교회가 소속노회에 정식안건으로 상정해 처
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신했으며, 올해 3월 서울 산정현교회(송석산목
사)가 속한 서울동노회가 임원회를 열어 주기철목사의 복권을 결의다. 한편
예장총회 동평양노회도 4월15일부터 열린 정기회에서 이 문제를 다룬 결과,
오는 4월20일 서울 산정현교회(동대문구 회기동 소재)에서 거행되는 순교
53주기 추모예배 및 복권감사예배 때 예장총회와 예장통합이 함께 주기철목
사의 복권을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또한 총신대학교와 장신대학교도 평양신학교 졸업생 명부에 누락돼 있는
주기철목사의 이름을 복원키로 하는 등 탄생 1백주년이 되는 올해에 주기철
목사에 대한 명예회복 작업이 절정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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