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드온의 요구
기드온은 단점이 전혀 없는 인물은 아니었다. 22, 23절에서 기드온은 왕
이 되어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면서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리라'고 선언
한다. 그러나 다음 단락을 보면 기드온은 정치권력을 거부한 대가로 다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리품 중 귀고리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드온이
또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청구하노니 너희는 각기 탈취한
귀고리를 내게 줄지니라 하니 그 대적은 이스마엘 사람이므로 금귀고리가
있었음이라"(8:24). 당시 이스마엘 사람들은 귀고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성경 기자는 설명한다.
미디안인들을 기드온이 쳐부수었는데 왜 갑자기 이스마엘 사람들이 나오
는가 의아해 여기는 사람이 있을는지 모른다. 이스마엘인들과 미디안인들은
상호 교환해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스마엘은 아브라함과 애굽 여종 하갈
사이에 낳은 아들이다.
2.백성들의 동의
어찌되었든 금귀고리를 달라는 기드온의 요구에 백성들은 흔쾌히 동의하
였다: '우리가 즐거이 드리리이다'. 백성들은 겉옷을 펴고 각기 탈취한 귀
고리를 그 가운데 던졌다. 아마 모든 사람이 기드온에게 귀고리를 바친 것
같다. 왕권을 거부한 기드온이기에 금귀고리를 요구한 정도는 얼마든지 들
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모아진 예물은 엄청났다. "기드온의
청한 바 금귀고리 중수가 금 일천 칠백 세겔이요 그 외에 또 새 달 형상의
장식과 패물과 미디안 왕들의 입었던 자색 의복과 그 약대 목에 둘렀던 사
슬이 있었더라"(삿 8:26). 금 일천 칠백 세겔이면 약 20kg 정도 된다. 더욱
이 새 달 형상의 장식이 있었다고 했는데, 이것은 기드온이 세바와 살문나
를 죽일 때 전리품으로 약대의 목에 달렸던 새달 형상의 장식을 취한 바로
그것이었다. 이미 기드온은 전리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새 달 형
상의 장식, 이것은 세바와 살문나를 쳐죽였음을 보여주는 승리의 기념품이
다.
3.기드온의 변화
이것은 기드온이 손에 잡히는 가치들을 중요시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수백년 전 모세는 미디안인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전리품
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전리품을 나누는 일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제사장
엘르아살이 율법의 규정을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전리품은 군인들과 백성
들이 반분하고, 여호와께 드리는 것은 전쟁에 나간 자들에게서 거두었다.
군인들은 모세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금을 드렸다(민 31:21∼
54).
모세와는 대조적으로 기드온은 전리품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지도 않았으
며, 하나님께 드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에게 금을 요구하였다. 웬지
불길한 생각이 앞선다. 도대체 이렇게 얻은 금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것
인가? 금을 탐내는 자들, 배금사상에 물들어가는 자들이 혹시 오늘 우리들
안에도 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심지어는 기독교 지도자들 안에도 금을
사랑하는 자들이 늘고 있음은 웬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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