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열린 농어촌부 임원회를 지켜보면서, 상비부 회의의 생산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날 모임에서 다룰 주요 안건은 농어촌 교역자 자녀수련회 일정과 예산안 확정이었다. 농어촌 교역자 자녀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이런 행사를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하지만 한푼의 예산도 책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2000만원 가까이 소요되는 행사를 치르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다. 임원들이 지역을 나눠 후원을 받겠다고 하는 것과, 600만원 이상 되는 등록비·숙박비·식대·집회실 사용료의 상당 부분을 장소 제공 교회인 왕성교회로부터 지원받겠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IMF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로부터 100% 재정을 지원받는 상태에서 60만원의 임원여비는 걸맞지 않아 보인다. 또 『후원받기 위해 교회에 공문을 보내는데, 부장 서기 이름만 있으니 일이 되지 않는다. 모든 임원들 이름을 다 넣어야 한다』면서 『상비부가 요청하면 그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억지스럽다.


이날 난데없이 농어촌교회 지원현황에 대한 자료집 제작이 결의됐다. 자료집은 이미 오래 전에 결의돼 전도국에서 입력을 거의 마무리하고 재정만 확보되면 총회 전 출간할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교단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 일에 대해 해당 상비부 임원이 결의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비부 회의의 비생산성은 그동안 여러 곳에서 끊임없이 지적돼왔던 문제다. 한 회기에 수백만원의 돈과 시간을 들여 회의들을 함에도 불구하고 총회 때 나오는 보고서를 보면 그 내용들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총회에 대한 주인의식, 총회와 전국교회를 섬기겠다는 청지기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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