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사회복지사업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 사회복지계를 이끄는 것은 기독교"라는 말이 크게 틀리지 않다. 사회복지시설, 기관 및 단체 종사자의 64% 가량이 기독교인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6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를 곧바로 한국 교회의 사회복지사업 참여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개인들이 사회복지 활동에 종사·참여하는 것이지, 교회나 연합단체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0개가 넘는 개신교 교단 중 총회에 사회복지, 사회봉사 문제를 다루는 산하기구를 둔 교단은 19개에 불과하며 체계적으로 기구를 운영하는 교단은 더욱 적다. 교단을 떠나 개 교회의 사회복지사업 실천의 실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연간 사회복지사업비 지출은 교회 예산의 평균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의 교회가 예산의 5% 이하만을 사회복지사업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재정의 지출순위는 교직자 생활비, 인건비, 교회유지비, 교통비에 이어 최하위 항목으로 사회복지사업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밖에 교회에서 실시하는 사회복지사업을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수해구호헌금이나 연말연시 구호헌금을 모금하는 정도다.
사회복지사업은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노숙자,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실시되고 있는데, 빈곤아동을 위한 공부방 운영, 탁아사업, 소년소녀가장 후원, 장애인 보장구 및 수술비 지원, 양로원 방문, 경로잔치, 모자가정 지원 등의 사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교회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도 새로운 복지사업으로 실시되고 있다.
교회의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살펴보면, 기독교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사실상 기독교인에 의해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이 많다고 설명한다. 교회가 직접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기독교인이나 기독교 단체가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 사회복지시설은 영세한 곳이 많아 대상자들을 단순수용, 보호, 비체계적인 자원봉사를 제공하는 데 그치기도 한다.
교단별 복지시설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예장통합이 노인복지시설 15개소와 청소년복지시설 5개소, 종합복지관 4개소 등 가장 많은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감리교와 성공회도 각각 15개, 14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은 8개, 성결교는 6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한다. 그러나 예장총회는 종합복지관 1곳, 노인복지시설 1곳으로 주요 교단 중 사회복지 시설 운영이 가장 저조하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각 교단이 운영하는 복지시설 중 가장 많은 것이 노인복지시설로, 2003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사회복지관 현황'에서는 교단을 막론하고 다른 복지시설에 비해 많게 나타나,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기장과 감리교를 제외한 주요 개신교 교단들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의 60,70%가 노인복지시설이다. 불교나 천주교 등 타종교에서도 노인복지시설을 가장 많이 운영하고 있다.
김배경 기자 sanso@kid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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