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최초 여성장군 양승숙 집사


한국 최초의 여성 장군 탄생의 배경에는 뿌리 깊은 신앙이 있었다.
내년 1월 2일이면 장군으로 진급하는 육군 본부 간호병과장 양승숙 대령(52). 48년 한국군 창설이래 계급장에 별자리를 다는 첫 여성이 된다. 전남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73년 4월 소위로 임관한 후 30년 가까이 복무하는 동안 간호사관학교장 등 요직을 거친 현역 여군 중 최고참이다.
그런 그가 세간의 뜨거운 관심 앞에 던진 첫마디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것이었다.
“군 생활에서 신앙은 저의 전부였지요. 처음 간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군 생활에 입문하게 된 것도, 숱한 고비가 있었지만 모두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가 주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특히 저를 위해 늘 기도해주시는 목사님과 교우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양승숙 대령은 대전시 서구 변동에 있는 대일교회(김기중 목사·함남노회)의 집사이다. 대일교회는 그의 여섯 자매 중 다섯이 몸담고 있는 교회이기도 하다. 88년 교회 설립 당시부터 출석하기 시작했고, 큰언니와 형부는 각각 이 교회에 권사와 장로 직분을 갖고 있다.
양씨 가족들과 김기중 목사의 사이는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진급 소식을 듣고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김 목사를 양 대령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제 상황을 다 알고 말없이 기도해주시는 영적 지도자’라고 기자에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성 진급 과정에서의 일화 하나를 들려준다.
그가 간호사관학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부 구조조정 여파로 학교 폐교가 결정된 적이 있었다. 결국 2년간 신입생을 받지 못하고 학교 문이 닫힐 위기에 처해있을 때, 학교부활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양 대령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기도의 힘밖에 없었다.
“주일이면 먼저 대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다시 1시간 가량 차를 몰아 간호사관학교 주일예배에 참석하면서 기도한 것은 오직 학교의 부활이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목사님은 말없이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주셨고, 학교 폐교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에도 협력해주시는 등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셨죠.”
결국 폐교결정은 번복되어 내년 1학기부터 다시 신입생을 입학시킬 수 있게 되었다. 양 대령은 이런 과정이 장성 진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신앙에 더욱 큰 확신을 갖는다.
충남 논산 출신인 양 대령은 논산광석제일교회 양회성 장로와 김준자 권사 슬하에 셋째 딸로 태어났다. 새벽 4시반이면 온 가족이 일어나 가족예배를 드린 것이 몸에 익어, 어른이 된 지금도 어김없이 그 시간이면 기상하여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단다. 그 자신 신실한 기독군인의 모범을 보이려 애쓸 뿐 아니라 임관하는 후배들에게 빠짐없이 ‘군 선교사’로서 사명감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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