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우울 호소 43% 넘어 … 여학생 더 심해
기독학생 40% “온라인 예배는 집중 잘 안돼”

총회가 발표한 ‘코로나19 시대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종교 영향도 인식조사와 미래인식 조사’는 청소년들의 학교 및 종교 생활, 기독교에 대한 인식 등을 파악해 한국교회가 대안을 세울 수 있는 기초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특별히 코로나19와 관련한 질문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에게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다음세대의 효과적인 양육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설문조사는 2020년 8월 28일~9월 14일까지 전국 중1부터 고3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무작위추출을 전제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로 인해 불안/우울에 대한 학생의 상태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학생들 중 43.6%가 ‘불안/우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는 응답이 38.6%, ‘매우 심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는 응답은 5.0%였다. 특히 여학생 중에서 불안/우울감을 느낀다는 비율은 50.0%로, 남학생의 37.7%보다 훨씬 높았다.

종교가 있는 학생에게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생의 종교 생활이 어땠는가’를 질문했더니 ‘기도하는 시간’ ‘성경 읽는 시간’ ‘성경 공부 시간’ 등이 모두 코로나19 이전보다 ‘줄었다’고 응답했다. ‘종교 관련 온라인 콘텐츠 이용 시간’은 ‘증가했다’는 응답이 10.0%였지만, ‘줄었다’는 응답도 15.9%였다.

역시 종교가 있는 학생에게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종교 시설 출석 빈도’에 대해 물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주 출석’한다는 응답이 69.5%였던 반면, 코로나19 이후에는 ‘매주 출석’이 17.1%로 줄었다. ‘아예 못 갔다’는 응답도 50.0%였다. 종교 시설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종교 활동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7.7%가 ‘참석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기독교를 믿는 학생은 61.0%가 ‘참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톨릭 학생 34.7%, 불교 학생 9.3%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비율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다른 종교에 비해 비대면 예배를 효율적으로 준비해서 드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온라인 종교 활동의 만족도는 다소 떨어졌다. 온라인 종교 활동 경험자 중 37.9%가 ‘집중이 잘 안 됐다’고 답했다. ‘생각보다 괜찮았다’가 32.7%, ‘현장보다 못했다’가 29.4%였다. 종교별로는 기독교 학생 중 가장 많은 40.8%가 ‘집중이 잘 안 됐다’고 답했으며, 가톨릭 학생은 ‘현장보다 못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비대면 사역 보완하는 인격적 교제 필요하다”

전문가 “온라인 사역 새로운 대안 마련 중요”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영적 상태를 상세히 알 수 있었다면서 특히 신앙 활동이 코로나19 이전보다 극명하게 줄어든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정현 목사(청암교회)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불안/우울을 느낀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 통계청이 발표한 28.2%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의 우울증은 삶의 의욕 상실로 연결되며, 믿음의 정도와 우울증이 상관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들이 신앙적으로 많이 약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독교 학생들이 온라인 종교 활동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가 노력했으나 청소년들의 대다수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지적하면서 “온라인 예배가 청소년들의 영성에 큰 효과를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온라인 사역이 대비책이 될 수 없고, 다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신대 함영주 교수(기독교교육과) 역시 한국교회가 비상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예배 대신 건강하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경건생활을 돕기 위해서는 비대면 교육과 면대면 교육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영주 교수는 “비대면 교육이 주기 어려운 인격적 교제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심방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방역수칙을 잘 지킨 상태에서 학생의 집 앞에서 잠시 만나 선생님의 사랑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고 온다든지, 학생 집의 문고리에 간단한 선물꾸러미를 걸어 놓고 기도하고 오는 등 적극적인 심방 활동을 통해 교회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대면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집단적이고 일방적인 영상을 송출하는 방식보다는 개인적이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일대일 개인 맞춤형 신앙지도나, 온라인 소그룹 활동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함영주 교수는 “교사가 주기적으로 학생들과 영상통화를 한다든지, 줌이나 라이브 채팅 등과 같은 온라인 소그룹 플랫폼을 활용해 쌍방향 성경공부, 성경퀴즈, 신앙 나눔 활동 등을 하는 교육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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