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예배 방역·자발적 인원 감축 ‘모범’
사회적 신뢰 얻는 한국교회 하나됨 강조

부활절연합예배 의미

“코로나19 방역 위해 띄엄띄엄!” 10% 참석 및 충분한 거리두기를 바탕으로 예배 방역의 모범을 보인 부활절연합예배 현장의 모습.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현 방역단계에서 좌석 수 기준 20%인 1300여 명의 참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준비위원회는 자발적으로 참석 인원을 10% 감축하는 결정을 내려, 예배 방역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수십년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나날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2월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교회 또는 교회와 관계된 기관 및 단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한국교회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 한국교회는 국민들로부터 비상식적이고 이기적인 집단으로 비춰졌고, 바닥까지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한국교회의 결단과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이 때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참여하는 2021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가 나섰다. 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지난 2월 18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한국교회 공교회성 회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대회장 소강석 목사가 대회사를 선포하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파라볼라노이의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회장의 발언처럼 준비위원회는 부활절을 앞두고 공교회성 회복을 위한 장치를 차곡차곡 마련해갔다. 특히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선포하는 부활절 설교와 선언문 및 기도문 곳곳에 공교회성 회복과 관련된 메시지를 가득 포함시켰다.

부활절 설교문을 살펴보면 ‘그리스도인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사랑과 공의가 드러나도록 헌신하자.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돌보고 그 고통을 함께 짊어지자’를 비롯해, 공교회성 회복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부활절 선언문에서도 ‘사회의 고통에 동참하여 그곳에 생명을 전하고 희망을 나누는 공통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기도문과 특별기도문, 그리고 봉헌기도문에세도 이러한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특히 대회장이 ‘파라볼라노이’를 언급하며 공교회성 회복의 방점을 찍었다. 소강석 목사는 대회사를 통해 예배당 울타리를 넘어 이웃의 아픔을 감싸 안고 치유했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처럼, “한국교회가 파라볼라노이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장고신 박영호 총회장이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가 이웃을 향한 사랑과 섬김으로 공교회성을 회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종일관 드러냈다.

아울러 메시지에만 그치지 않고 공교회성 회복을 위한 실천이 더해진 점이 돋보였다. 첫 번째 실천사항은 방역지침 엄수로, 준비위원회와 사랑의교회는 예배 방역의 모범을 보이고자 노력했다. 사랑의교회는 예배에 앞서 예배당 소독을 실시하는 한편, 교회 입구와 예배당 입구에서 2중으로 발열 체크와 출입 명단을 확인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자발적 인원 감축이다. 사랑의교회 대예배당 좌석 수는 6600석이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예배당 좌석 수 기준 20%의 인원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에 1300여 명의 참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준비위원회는 선제적 방역을 위해 참석 인원을 10%에 맞추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장예배 참석 인원은 600여 명에 머물렀지만, 준비위원회의 자발적 인원 감축에 대해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영적 공공재로 쓰임 받아 감사드린다”며, 환영인사를 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영상찬양을 내보낸 결정에도 칭찬이 많았다. 이전 부활절연합예배의 경우 대규모 연합찬양대를 세웠지만, 올해는 사랑의교회가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2019년 12월에 녹화했던 영상 ‘할렐루야’로 대체했다. 영상찬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교회 교인 7000명이 합창한 ‘할렐루야’는 연합찬양대의 찬양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웅장함을 보여줬다.

여기에 공교회성 회복의 일환으로 부활절연합예배 헌금 전액과 참여 교단에서 마련한 기금을 방역에 헌신하는 기관과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로 한 것도 탁월한 결정이었다.

준비위원회는 ‘원 어게인’이라는 슬로건 아래 하나의 한국교회를 이룰 것을 강조했는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와 한국교회연합 송태섭 대표회장이 예배에 참석하여 연합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성과 중에 하나였다.

이와 같이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주제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처럼,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 되고 나아가 교회와 사회가 다시 하나 되는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기 앞서 사랑의교회 방역 담당자가 예배당을 소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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