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소가 사라진 미얀마 백성을 기억하소서
[특별기고] 미소가 사라진 미얀마 백성을 기억하소서
주OO 선교사 (GMS 미얀마 지부장)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1.03.30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님이 사랑하는 땅 미얀마에서 일하는 선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동일한 마음을 품고 군경의 총탄 앞에 속절없이 쓰러져가는 백성들을 바라보며 저들을 아껴달라고 매일 탄원하게 됩니다.

미얀마의 기독교인은 전 인구의 6% 정도로, 대부분 소수민족입니다. 미얀마 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예배와 사역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처럼 비대면예배를 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들과 영세한 현지교회들은 한동안 예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2021년 들어서 모임에 대한 제재가 다소 풀리면서 예배가 다시 시작되던 차에 2월 1일 쿠데타가 발발했습니다.

필자는 개혁장로교신학교(MRPST)와 개혁장로교교단(MRPC)을 섬기고 있는데, 이 교단은 신학교를 졸업한 제자들을 통하여 50개 가량의 교회가 개척됐습니다. 아직 교회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사례는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기독교 최대교단인 침례교단(MBC)은 쿠데타 반대성명을 발표했고, 많은 성도들이 시민 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쿠데타 발발 이후 시위에 매일 참여하는 현지인 제자 교수들에게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위 참여를 자제할 것을 권면했었는데, “나라가 없는데 어떻게 학교나 교회가 있을 수 있겠느냐”는 반문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위에 참여하는 미얀마 국민들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들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는 600만명 이상이 살고 있습니다. 군부는 양곤의 6개 타운십(township)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많은 희생자가 생겼던 흘라잉따야 지역에 거주하던 노동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그 지역에서 목회하던 사역자는 집을 수색하는 군경을 피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단순 시위에 가담했던 분들의 소식을 알 수 없다가 10일이 지난 후에 주검으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인들의 일상이 무너졌고, ‘미소의 나라’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 잘 웃던 사람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한인 선교사들은 매일 총소리를 들으며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양곤 지역은 다른 도시에 비해 전기 사정이 좋은 편인데 지난 24일은 종일 정전이 되어서 밤에 차에서 자녀들과 함께 잠을 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시 자유롭게 예배할 수 있고 사역하는 날을 되찾을 수 있다면 이 정도의 불편은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그들은 ‘R2P’(Responsibility to protect)를 외칩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정한 보호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동안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교회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바라기는 이번 쿠데타를 통해 미얀마 교회가 깨어서 하나님께 금식하고 기도하며, 미얀마 백성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주고, 미얀마 백성들이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위 초기 시위에 참여하고 돌아온 한 목회자의 말이 여운이 남습니다. “선교사님, 이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전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께서 미얀마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는 군부를 하나님께서 징벌하시고 저들의 도모가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하시고 빠른 시일 내에 민주정권이 회복되도록, 그리고 미얀마 땅을 지키고 있는 선교사들과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주십시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