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 교수(총신대 명예)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교육부에 총신대 정이사 임명을 위해 15명의 명단을 제출한 상태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교육부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선임된 이사들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대부분 총신대 이사경험이 없는 신임들이다. 둘째, 여성이사 3명이 포함되어 있다. 총신대 역사에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교단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비판과 시비의 목소리를 거두고 24개월 만에 정이사체제를 회복된 것을 감사하고 총신대를 발전시키는 일에 교단 전체가 총의를 모아야 할 것이다. 물론 총신대 발전을 위해서는 15명의 신임 정이사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에 신임 정이사들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신임 이사들은 건강한 이사회의 토대를 마련하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제 총신대 이사회는 교단 정치꾼들이 득세하는 전례를 근절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교권주의자들이 총신을 지배하던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 교단에서 인격적으로 신임 받는 덕망 있는 지도자들이 총신이사로 선임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지역구도나 노회구도에 연연하지 말고 참신하고 실력 있는 교단의 인사들로 구성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신임 이사들은 이사회정관을 속히 개정해야 한다.
지난 사태는 정관에 총회가 직접 관여하도록 명기되지 않아서 발생하였다. 신임 이사들은 총신대가 교단의 지도를 받아 운영되도록 어떤 형태로든지 이를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 그래서 총신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총신이 개혁신학적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정관에 의한 합법적인 보장이 없이는 언제든지 총신이 교단의 정신과 이탈하여 운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신임 이사들은 이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교단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임 이사들의 구성에 당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개교 이래 최초로 여성들이 정이사 구성원이 된 것이다. 염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염려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여성이사로 선임된 분들은 높은 교육경력을 겸비한 사회적인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총신 운영에 새롭고 효율적인 많은 아이디어와 방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교단은 여성이사들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학교 발전에 기여하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넷째, 신임 이사들은 총신대의 재정확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총신대는 연간 약 30억 이상의 지원이 필요한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신임 이사들은 모범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총회의 지원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단은 30억 이상의 지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합동교단보다 훨씬 작은 국내외 교단들도 교단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단이 총신대 재정 지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총신이 살아남을 것이다.

다섯째, 신임 이사들은 총신공동체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총신공동체는 지난 몇 년간 학내문제로 인해 서로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있다. 일부 교직원들은 징계를 받아 심한 고통을 받기도 했다. 신임 이사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총신공동체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신임 이사들의 중요한 책무가 되어야 한다.

이 문제들 외에도 신임 이사들이 총신정상화를 위해 해야 할 많은 사안들이 있을 것이다. 신임 이사들은 합동교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서 좋은 결실을 맺길 간절히 소원하는 바이다. 동시에 교단에서도 신임 이사들을 적극 협력하고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교단이 총신대를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지 않고 과거처럼 정치적인 잣대로 서로 간의 갈등을 유발한다면 총신은 과거처럼 또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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