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생태 위기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7)창조보전(The Integrity of Creation)
[특별기고/ 생태 위기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7)창조보전(The Integrity of Creation)
송준인 목사(청량교회·총신대학교)
  • 김병국
  • 승인 2021.03.23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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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동산지기’로 창조세계 온전한 회복 앞장서자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으니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시 8:6~9)

 

송준인 목사(청량교회·총신대학교)
송준인 목사(청량교회·총신대학교)

지구 생태계의 위기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환경보전 이야기를 하면, 그리스도인과 환경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창조세계에 새로운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최근 복음주의자들은 ‘창조세계 보호에 관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환경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세계의 강과 호수와 공기가 오염됐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기에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절박한 일은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를 훨씬 더 깊이 있게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세계를 돌봐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렇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창조주 하나님께서 지으신 동산을 훼손하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아름다운 창조 동산을 파괴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최근 ‘인류를 향한 세계 과학자들의 경고문’에 서명했다. 104명의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70여 국가에서 온 1500명의 탁월한 과학자들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 오기 전에 오염을 줄이고 과소비를 그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바다의 물고기를 남획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며, 신선한 물을 고갈시키고, 표토와 수림, 특이한 생물 종을 모두 멸종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의 주요 어장 17개가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렀다. 러시아의 아랄해는 한때 1년에 4만4000톤의 어획량을 올렸지만, 이제는 고기가 거의 죽었다고 한다. 대규모 관개 사업으로 염분 함량이 치명적인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을 생산하는 토양이 황폐화되고 오염되었다. 지난 60년간 인도나 중국의 국토보다 더 큰 녹지대가 사라졌다. 열대림은 전 세계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며,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우리가 숨쉬는 데 필요한 산소로 바꿔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중한 열대림이 해마다 대한민국 땅만큼씩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의 절반은 주로 열대림과 야생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져 도움을 받지만, 우리는 그 열대림과 야생식물을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좋은 꼴 먹은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꼴을 발로 밟았느냐 너희가 맑은 물을 마시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물을 발로 더럽혔느냐”(겔 34:18)

창조세계의 청지기

환경문제 과학자들은 이런 위험을 경고하면서 생활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엄청난 인류의 재앙을 막고 이 지구촌이 회생하려면 피조세계에 대한 청지기적 사명을 감당하는 태도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 신실한 청지기로서 창조세계를 돌보려면 몇 가지 성경적인 원칙을 알아야 한다.

첫째,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셨고 그것들을 초월하신다. 동시에 하나님께서는 창조세계 어디에나 계신다. 하나님께서는 피조세계에서 계속해서 일을 하신다. 욥기를 보면, 하나님은 아침을 명하시고(38:12), 독수리가 떠서 높은 곳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을 명령하시며(39:27), 까마귀 새끼가 먹을 것이 없어서 허우적거릴 때에 먹을 것을 주시는 분이시다.(38:41) 창조세계는 유한하고 제한되어 있으며 종속적이지만,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무한하시고 무제한적이며 자족하시는 분이시다.
둘째, 인간은 다른 피조물과 서로 의존하며 사는 독특한 존재다. 우리는 날마다 삼림과 대양과 대초원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태양이 빛을 발하고, 강이 흐르고, 하늘과 바다가 존재함으로 만물이 지구 생태계 속에서 서로 연관되어 살아간다. 최소한 우리 자녀와 후손이 안전하고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창조세계를 돌보아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성경은 인간에 대해 또 다른 사실을 가르친다. 인간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고 인간에게만 특별한 지배권을 주신 것은, 다른 피조물을 돌보라는 청지기적인 사명의 기초가 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동식물을 먹을 수 있게 하셨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 지구를 잘 보살필 책임을 주셨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동산을 잘 지키는 자가 되어야지, 다른 종들을 쓸어버리거나 파괴시키거나 고갈시켜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 세계를 세심하게 돌보고 지키는 것이 창조주를 예배하는 인간의 올바른 일이다.

셋째, 인간 중심 세계관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다른 피조물의 독자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중요한 문제다. 인간 외에 다른 피조물들은 오직 인간의 목적에 부합할 때만 가치 있다는 덫에 쉽게 빠진다. 성경이 “만물이 그리스도를 위해 지음 받았다”(골 1:16)고 가르치는 것은, 다른 피조물이 인간만을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피조물이 존재하는 첫째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함이다. 피조물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시이기도 하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시 19:1~4)

하나님은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피조물과도 언약을 세우셨다. “너희와 함께 한 모든 생물 곧 너희와 함께 한 새와 가축과 땅의 모든 생물에게 세우리니 방주에서 나온 모든 것 곧 땅의 모든 짐승에게니라”(창 9:10) 예수님께서는 새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고 백합화를 가꾸시는 하나님의 배려에 경의를 표하셨다. 이처럼 다른 피조물들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것 외에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가치와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창조세계 전체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넷째, 하나님의 우주적인 구원 계획은 인간 외의 다른 피조물들도 포함한다. 로마서 8장은 육체와 강과 나무를 포함한 모든 창조질서가 하늘나라의 일부가 될 것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성경이 물질세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한다는 사실은 그리스도에게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창조주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서 살과 피를 지니고 창조세계에 들어오셨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자 인간이신 예수님은 또한 무덤에서 몸으로 부활하셨다.

창조질서가 선하다는 사실은 다가오는 하나님의 나라를 묘사하는 데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물질세계는 선하기에 우리가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생각할 때에도 떡과 포도주와 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열매를 즐기는 모습을 연상하는 게 당연하다. 성경대로 사는 사람들은 창조세계가 그 자체로 선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인간의 타락으로 생겨난 악을 몰아내고 창조세계를 온전하게 회복시키실 것임을 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의 몸은 부활하고, 신음하는 피조물은 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 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니라”(롬 8:21)

지혜로운 동산지기

우리에게는 창조의 신학과 구원의 신학이 모두 필요하다.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창조의 신학과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름다운 땅을 돌보는 지혜로운 동산지기로 부르셨음을 깨닫고 언젠가는 이 땅이 회복되리라는 소망을 간직하면서 위험에 처한 지구촌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것은 과소비와 물질주의를 회개해야 한다는 말이다. 빈 병이나 신문을 재활용하는 일이 출발점이기는 해도, 그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우리는 물질이 더 많을수록 더 큰 성취감을 얻게 된다는 암묵적인 신념에서 돌이켜야 한다. 성경대로 사는 사람들은 이 땅을 돌보기 위해서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보고 먼저 배고픈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거나 가난한 자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의 풍요로운 생활방식을 검소하게 바꾼다면 가난한 사람들과 더욱 많은 것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균형 잡힌 성경적 관점을 확고하게 붙잡는다면 우리는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소비주의와 향락주의와 같은 파멸의 달음질을 멈추게 될 것이다. 이 은혜를 경험한 그리스도인들이 오염을 줄이고 위험에 처한 지구를 살리고, 생태계의 파괴를 막는 데 앞장선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창조주를 영화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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