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임원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다가올 총회의 부총회장 후보는 지역순환제에 따라 서울·서북지역이다. 앞서 보도가 있었지만 3인이 후보군을 이룰 듯하더니, 어느새 모지역의 후보단일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2인으로 압축되었다. 결론적으로 양자대결 구도가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후보들이 각각 영호남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상 정치에서도 “망국적”이라고 일컫는 영호남 지역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닌 지 걱정이 된다.

지연, 학연, 혈연이 개입되는 선거로는 올바른 인물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런 정치역사를 오랫동안 목도해 왔다.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반복하는 이 아픈 역사는 언제까지 이어져야 할 것인가? 이제는 지역감정이 사라질 때도 되었고 사라져야만 한다. 

얼마 전 어떤 지역 모임에서 “우리 지역의 단결”을 의미하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그 내부에서조차 이런 단합이 위험하다는 걱정도 나왔다는 소식이다. 지역이나 개인적 관계가 아닌 총회를 바르게 섬길 수 있는 인물인지를 살피고, 확신이 선다면 아무런 대가없이 응원하는 분위기를 우리 교단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일까?

또 이번 기회에 이런저런 지역이나 출신지를 배경으로 유지하고 있는 온갖 연합단체가 과연 어떤 유익을 주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에게 적잖은 부담까지 안기는 오랜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총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모임과 단체 외에는 그 존립에 대해 심각하게 연구해야 한다.

지역구도는 특정지역이 총회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기 위한 취지일 텐데, 오히려 지역감정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이것 역시 재고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고향을 묻지 말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긴 일제강점기 민족의 지도자 평양산정현교회의 조만식 장로님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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