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인 목사(청량교회·총신대학교)

지구 생태계는 다음세대 중요자산, 아끼며 보존해야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구름이 서쪽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말하기를 소나기가 오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고 남풍이 부는 것을 보면 말하기를 심히 더우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니라 외식하는 자여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눅 12:54~56)

송준인 목사(청량교회·총신대학교)
송준인 목사(청량교회·총신대학교)

환경의 날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최초의 세계적인 환경회의가 열렸다. 총 113개 나라와 3개 국제기구, 257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이 회의(스톡홀름회의)를 기념하여 인간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세계환경의날’로 지정했다. 특히 이 회의에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창설과 국제연합환경기금 설치를 합의함에 따라 환경 관련 국제기구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이후 국제연합환경계획에서는 매년 하나의 주제를 설정해 세계 각국 정부와 기구들이 환경보전 행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6월 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 함양과 실천의 생활화를 위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환경의날 주제는 ‘녹색전환’이었다. ‘녹색전환’은 저탄소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녹색산업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국토의 건강성 강화 등 탄소사회에서 탈탄소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생태사회로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녹색전환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그린뉴딜이라는 정책으로 2030년까지 건축물과 승용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고, 2035년까지는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와 교통 부문 화석연료 사용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석탄 화력발전소를 새롭게 건설하는 나라다.

화석연료와 온실가스 등으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까지 위협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중국의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했을 때, 우주에서 지구 사진을 찍었는데 미세먼지들이 사라져 있었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줄어서 너무나도 맑은 하늘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본다면, 인간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당위라고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

우리는 순례자들이다. 우리는 지구 생태계를 잠시 빌려 쓰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돌아갈 사람들이다. 지난 2007년 환경전도사인 엘 고어와 유엔 산하 기후변화 협의체인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것은 근래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가 환경문제임을 입증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는 지구온난화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기후가 변화하여 예상치 못한 환경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쓰나미, 태풍, 지진, 해일, 가뭄, 폭우, 폭염, 한파, 산불 등으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사람들이 많은 화석연료를 쓰기에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각종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화석연료를 소비하였으며, 늘어나는 인구에 따른 식량과 주거를 위하여 삼림을 훼손하였다. 매년 목재를 얻기 위해 나무를 베어 내고, 농경지와 목축지를 늘리기 위해 20억 제곱미터(서울시의 3배, 제주도 면적)의 삼림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산업과 농업 활동은 연간 약 7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는데, 대략 절반 정도가 해양이나 식물 및 토양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대기에 그대로 축적된다.

현재 어떠한 기술도 대기 중에 한번 방출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와 더불어 태양에너지를 받아 뜨거워진 지표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을 공기 중에 붙잡아 두어 지구를 뜨겁게 한다. 최근 100년 사이에 지구 평균 기온이 약 0.5℃ 상승하여 해수면이 30~40cm나 상승했다. 또한 지구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하면 생물종의 10%가 멸종한다는 보고가 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은 극 지역의 빙하를 녹이고, 적도 지방을 사막으로 변화시킨다. 만약 3℃ 정도의 기온이 상승할 경우, 북극에 있는 빙하는 대부분이 물에 뜬 빙산이 된다. 녹더라도 해수면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지만, 남극의 경우 대륙 빙하이기에 녹으면 약 7m 정도 해수면의 상승이 예측된다. 그럴 경우 각 대륙의 해안가를 따라 실제 물 속에 잠기는 면적이 약 3%에 달한다. 그러면 해안가에 위치한 세계 대도시 대부분과 인류의 약 1/3의 해안 지역이 엄청난 재앙을 맞을 것이다. 지구는 이렇게 열병을 앓고 있는데, 우리의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인색한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지구온난화를 걱정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싶을지도 모른다. 딱 잘라 말해, 지구온난화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그 답이다. 이미 확인된 생태계 변화로는 빙하의 감소, 영구 동토층의 해빙, 강과 호수가 늦게 얼고 일찍 녹는 현상, 중위도 지방에서 농작물의 성장 기간이 길어짐, 동식물의 분포대가 극지와 고지대로 이동함, 일부 동식물의 개체 수 감소, 수목의 개화 시기가 빨라짐, 곤충의 돌연변이, 새들의 산란 문제 등이 있다.

앞으로 곤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이에 반해 물고기와 파충류의 수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철새의 이동 양태에 교란이 일어나 새들이 찾아오는 때와 열매와 씨앗을 얻을 수 있는 때가 일치하지 않게 될 것이다. 빙하는 계속 녹아서 사라지고, 그에 따라 해수면의 높이도 급격하게 상승해 해안의 습지대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산호초와 열대우림, 대초원과 고산지대의 툰드라, 사막과 강과 바다 등 지구상의 모든 생태계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구의 기후변화로 인해 수많은 형태로 우리 행성의 생태계가 변형되고, 그 안에 사는 거주자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지구온난화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로는 농작물 수확이 줄고, 이용할 수 있는 물이 감소하고, 말라리아와 같은 매개성 질병과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증가하고, 빈번한 홍수로 많은 도시와 마을이 물에 잠기고, 수천만 명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일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하기 짝이 없는 국가와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고, 현재의 빈부 격차는 훨씬 더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기후변화 모델에서 내린 예측과 딱 들어맞는 증거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훨씬 더 심해진 무더위와 길어진 추위, 혹독한 가뭄과 강력한 홍수, 파괴적인 폭풍우와 쉽게 잡히지 않는 산불,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집단 전염병의 발생 등이다. 해마다 극심한 기상이변에 따른 재난으로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고, 그 피해액은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재난으로 인해 죽는 사망자의 수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대를 분별하자

예수님께서는 군중들과 종교지도자들에게 자연현상에 따른 일기 변화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징조를 분별할 줄 모르는 것에 대해 책망하셨다. 당시 군중들이나 종교지도자들은 그 지역 일기 변화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지만,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모순 속에서 그 시대를 통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데에는 무관심했다.

어쩌면 우리도 시대의 징조를 외면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름에 온도가 높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 기업가들은 여름상품을 만들어 돈을 버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가정에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에어컨을 비롯한 가전제품을 미리 사는 데 열중한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재앙에는 무관심하다.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우리 삶의 방식인 소비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개발과 성장 위주의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이 시대를 분별하여 다음세대에 아름다운 초록의 별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별로 마음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지구생태계에 폭력을 행사하며 살고 있다. 이것을 회개하고 절제와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종이 한 장조차 아껴 쓴다면 결과적으로 숲을 보호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광합성작용으로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나무심기를 실천한다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는 사막화와 황사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전기를 아껴 쓰고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닌다면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의 생태계는 하나님의 것이며, 미래세대의 것이다. 미래세대의 자원까지 다 고갈시킨다면 그것은 죄악이다. 시대를 분별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올해는 우리 교단 교회들이 6월 첫째 주일인 6일을 환경주일로 정해서 지구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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