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파리기후변화협약과 한국교회] ④한 걸음 앞서가는 지역교회들
[기획특집/ 파리기후변화협약과 한국교회] ④한 걸음 앞서가는 지역교회들
  • 기독신문
  • 승인 2021.03.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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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세계에 ‘생명의 숨결’ 불어넣는다

순천 대대교회 … ‘교회 정원 가꾸기’로 탄소제로 운동 확산
부천 지평교회 …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생명사역에 앞장
의성 서문교회 … 교회사역 전반서 ‘녹색운동’ 실천에 진력

시대를 앞서는 존재들이 있다. 자신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를 가슴에 품고, 마치 충무공이 거북선을 준비하듯 오래 전부터 기후위기 사태를 앞서 대비하고 위험신호를 쉼 없이 바깥으로 내보내온 교회들이 그 좋은 예이다. 왜 남들은 고민조차 않는, 불편하고 힘든 길을 자초하는 걸까? 그게 맞고, 좋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순천 대대교회는 교회당 안에 작은 정원을 설치하는 운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탄소제로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중이다.
순천 대대교회는 교회당 안에 작은 정원을 설치하는 운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탄소제로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중이다.

순천 대대교회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서 식물은 가장 안정적인 탄소저장장치이다. 탄소제로운동 차원에서 교회마다 작은 수목원이나 실내정원을 가꾸자는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캠페인이다.

순천 대대교회(공학섭 목사)에는 일찌감치 새 봄이 찾아든 듯 예배당 안팎으로 생기가 넘친다. 순천만 습지가 내다보이는 마당은 서서히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하고, 현관이며 계단이며 복도 곳곳에는 크고 작은 화분들에서 색색의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을 앞두고 공학섭 목사는 ‘교회 정원 가꾸기’ 운동에 의욕적으로 착수했다. 교회들마다 1평 정원 가꾸기에 동참해,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초록빛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취지이다. 마침 ‘전원도시’를 표방하는 순천시의 지향점과 잘 맞아 떨어지고, 수년간 국가정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지역 인프라도 풍부해 이 운동의 향후 전망은 밝아 보인다. 대대교회는 그 모델로서 훌륭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 아니지만 효과는 대단합니다. 조그만 실내정원 하나로도 아름다운 피조세계를 물씬 느낄 수 있고, 공기정화나 에너지 절약 등 부수적 유익들이 따라옵니다. 작은 교회들 역시 공간 활용에 더 신경 쓰고, 사역자와 교우들이 조금만 부지런해진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사실 공학섭 목사는 환경문제와 관련된 전문적 교육이나 운동의식을 가지고 출발한 목회자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목회지인 순천만 일대의 생태계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섰을 뿐이었다. 그 성과가 흑두루미학교 개설, 환경지킴이 교육, 작은 도서관 만들기 등으로 나타났다.

이후로도 전기 10% 아껴쓰기, 재활용품 수집, 빗물 재활용 등을 온 교우들과 실천하고 매년 6월 첫 주를 환경주일로 지키면서 차근차근 성장과정을 밟아왔다. 

순천노회에 환경부가 조직되고, 총회 현장에 일회용 생수병이 사라지는 문화가 형성되도록 불씨를 놓은 바 있는 대대교회는 그 자신감으로 ‘교회 정원 가꾸기 운동’도 지역사회에 반드시 정착시킬 것을 다짐한다.

정재영 기자

 

부천 지평교회

“태양광은 하나님이 값없이 주신 은총이죠. 햇빛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니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이택규 목사가 국내 교회 최초 태양광발전판 앞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택규 목사가 국내 교회 최초 태양광발전판 앞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천 지평교회 이택규 목사의 말이다. 부천시 원미동에 위치한 지평교회는 2006년 우리나라 교회 중 최초로 태양광발전을 시작했다. 평소 교제하던 시민햇빛발전소의 지원으로 예배당 옥상에 태양광발전판을 설치했다. 햇빛이 좋은 날 시간당 약 4킬로와트(kW), 1년에 3000kW의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양이었다. 당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많을 때라, 태양광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한국전력에 1kW당 720여 원에 팔았다. 2400여 만원이었던 설치비는 거뜬히 회수하고도 남았다. 이 목사는 “지금은 전기 판매금액이 1kW당 100원 가량으로 줄었지만, 설치비도 600만원으로 줄었다”며 “10년이나 15년이면 설치비를 다 빼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요즘은 적지 않은 교회와 건물, 심지어 아파트단지에서도 태양광발전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 이 목사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태양광발전이 보급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무분별한 개발과 경제논리에 따른 접근은 오히려 ‘또 다른 탐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별히 교회가 태양광발전을 고려할 때는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태양광발전으로 인한 수익금은 ‘햇살헌금’이라는 개념으로 이웃구제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지평교회는 태양광발전 외에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 줄이기 운동에 힘썼다. 2007년부터 시작한 ‘CO₂ 다이어트 운동’이 그것이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CO₂ 다이어트 가계부’를 작성하게 하고, 매월 네 번째 주일을 ‘CO₂ 다이어트 주일-자동차 없이 걸어서 교회 오는 날’로 정해 실천하게 했다. 이 목사는 “차 없는 주일은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 환경에서 교회 주차장을 이웃들에게 완전히 개방함으로 선한 관계를 맺는 첫걸음이 됐다. 또 자동차가 없다는 불편함보다는 느긋하게 교회생활을 즐기거나, 예배를 마친 후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이 건강한 모임이 많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차 없는 주일’과 함께 ‘녹색가게’도 시작했다. 아나바다 운동의 일환으로 교회 한 구석에 수납공간을 설치해 의류를 중심으로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비치했다. 2009년에는 교회 옆에 위치한 아파트 부녀회와 공동주관으로 ’이웃돕기 바자회‘를 펼치기도 했다. 

이 목사는 환경운동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이 시대의 소명이라는 생각으로, 1000만 성도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이 목사는 “자기 속에 길들여져 있는 반환경적 삶의 방식을 바꿔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우면 난방을 할 게 아니라, 옷을 하나 더 입는 것. 이 목사가 강조하는 작지만 중요한 삶의 변화다.

조준영 기자

의성서문교회 성도들은 자연속회, 생태텃밭가꾸기 등으로 생명을 보듬는 거룩한 손길이 되고 있다.
의성서문교회 성도들은 자연속회, 생태텃밭가꾸기 등으로 생명을 보듬는 거룩한 손길이 되고 있다.

의성서문교회

환경운동하면 보통 도시를 떠올린다. 자연과 더불어 있는 농촌은 상대적으로 자연친화적이라는 의식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약 사용과 폐자재 관리 부실, 농공단지의 오염 등 농촌 역시도 환경파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법.

그런 점에서 생명 청지기 사명을 감당하는 경북 의성 소재 의성서문교회(이혁 목사)의 녹색실천은 값지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인 의성서문교회는 올해 표어를 ‘생명을 보듬는 거룩한 손길 되어’로 정하고, 세상을 푸르고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사명을 다채롭게 감당하고 있다.

이혁 목사가 교회옥상에서 산업용 태양광발전소 설치 목적과 수익금 사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혁 목사가 교회옥상에서 산업용 태양광발전소 설치 목적과 수익금 사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성서문교회는 예배 교육 선교 친교 등 교회사역 전반에 환경보호를 위한 녹색운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주보 앞면에 야생화와 꽃말을 실어 주변 작은 생명들의 이름을 익힌다. 매월 4주차에는 ‘자연속회’로 모여 하나님의 창조섭리가 깃든 곳을 찾아가 자연과 교제를 나눈다. 교육부문으로 ‘지구 이웃과 함께하는 40일 묵상 여행’ 묵상, 탄소금식캠페인 전개, 연 1회 환경세미나 개최 및 생태여행, ‘성서와 환경’ 온라인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8월에는 교회 옥상에 산업용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해 이른바 ‘의성서문햇빛발전소’를 개통, 수익금 전액을 지역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며 선교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교회 주변을 푸름이 깃든 곳으로 만들기 위해 생태가꾸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교회 모든 모임과 행사에 일회용품 없애기, 개인 텀블러 이용하기, 쓰레기 줄이기로 친환경 교회행사를 실천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환경영화 상영과 환경콘서트, 생태독서모임을 예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 앞 남대천 지킴이 활동, 재활용품 아이디어 공모전, 친환경 먹거리 제공, 교회주보 재생용지 사용, 전기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성탄트리 장식, 연간 사용할 수 있는 헌금봉투 사용 등으로 환경 지킴이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의성서문교회 사역 면면은 이처럼 생명과 친해지고, 생명 감수성을 익히고, 생명살리기를 위한 실천이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교회의 환경운동과 관련해 이혁 목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기독교신앙이 십자가의 적색은총 즉, 내세신앙과 종말신앙에 경도되어 다양한 방식의 하나님의 섭리를 열어놓지 못하고 있다. 창조섭리의 녹색은총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구종말에 방점을 두고 지구 관리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이혁 목사는 환경문제를 시민단체의 몫으로 돌리지 말고, 교회가 마땅히 해야할 과제로 인식하자고 권면했다.

김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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