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날 즈음 총회직원들이 경기도 여주에서 연탄 나눔을 위해 땀을 흘렸다. 1만장의 연탄. 대단해 보이지 않아도 그 속에 담긴 사랑과 나눔이라는 의미는 매우 컸다. 30여 명의 총회본부 직원들은 직접 연탄을 나르며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연탄기증은 물론 봉사활동도 제약을 받는 형편이라고 한다. 이러한 때에 총회직원들이 주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했다는 면에서 매우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05회 총회는 ‘세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고, 위기의 교회와 총회를 든든히 세우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세우기 위해, 많이 갖고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적 관점에서 진정한 ‘세움’은 ‘비움’을 전제한다.
주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셨다. 그 ‘세움’을 위해 주님께서는 ‘비움’의 본을 보여주셨다. “자기를 비워”(빌 2:7) 생명까지 내려놓으셨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원리임을 보여주셨다.
교회가 위기를 만나는 것은 재물이나 사람의 수가 적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아무 것도 갖지 못했을 때 더욱 교회다웠다. 힘이 커지고 재물이 많아졌을 때 교회다움을 잃고 세상의 외면을 당했다. 어느 때부터인지 교회가 힘이 세졌다. 크고, 많고, 심지어 권력화를 꾀하면서, 교회를 보는 세상의 눈이 곱지 않게 된 것이다.
총회는 이미 미래자립교회, 위기의 선교사를 위해 곡간을 비우는 결단을 했다. 심지어 총회회관 세입자에게 월세 부담을 줄여주기까지 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사회적 공허함을 채우는 비움으로 교회의 존재 가치를 높여야 한다. 
왜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는다. 기독청년들조차 교회가 ‘비움’보다는 ‘채움’에 힘을 쓰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비움’만이 ‘세움’을 이루고, 다시 ‘채움’으로 이어진다는 잊었던 성경 원리를 다시 기억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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