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 한국성경신학회
“계시록, 박해받는 성도 위한 하나님 심판 담아”

코로나19로 한동안 움츠렸던 신학계가 봄철을 앞두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면모임 대신 온라인을 이용해 학회를 시작하며 한국교회가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혜안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 열렸던 두 학회 발제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회장:허주 교수)는 지난해 신천지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최근 인터콥선교회의 백신 거부 설교 등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성경 <요한계시록>을 주제로 제69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가졌다.

박영진 박사(안양대)는 ‘요한계시록 17장 1~8절에 나타난 음녀에 대한 심판’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요한계시록은 박해를 받는 성도들을 위한 하나님의 심판을 담고 있는 책”이라면서 계시록에 대한 지나친 비유풀이와 문자적 해석 등 오용을 경계했다. 박 박사는 요한계시록 17장에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핵심적인 존재인 짐승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일곱대접 심판)이 잘 설명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본 장에 따르면 음녀(또는 바벨론, 로마)는 심판을 당해 속히 망하는데, 그 심판의 도구로 악의 근원이며 음녀를 움직였던 짐승(혹은 네로 황제)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짐승은 음녀 멸망 후에도 최종적 심판 때까지 남아 성도를 박해하다가 결국 망한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가 요한계시록을 주제로 논문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영진 박사는 계시록 17장을 통해 악에 대한 하나님의 최후 승리를 믿으며 성도들이 영적 싸움에 지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가 요한계시록을 주제로 논문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영진 박사는 계시록 17장을 통해 악에 대한 하나님의 최후 승리를 믿으며 성도들이 영적 싸움에 지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박 박사는 “이 본문은 오늘 우리 신앙의 길에 대한 박해의 세력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그래서 성도들의 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또한 다른 한편으로 박해의 세력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로 여전히 존재하기에 최후심판 때까지 싸움의 긴장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설명했다.

송영목 박사(고신대)는 ‘안상홍의 요한계시록 해석 비판’을 제목으로 안상홍의 요한계시록 사상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송 박사는 안상홍의 해석은 세대주의적이며 문자적 해석에 치우쳐 있으며 해석의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성경의 내용을 동서로마제국의 멸망, 프랑스 혁명 등에 대입시키거나 제3차 세계대전, 미국의 배교, 기독교 순교자들의 발생을 예언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탈문맥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정통 교회가 비학문적이고 사이비한 안상홍 류의 계시록 해석을 극복하려면, 본문 주해에서 계시록의 1차 독자의 상황을 고려하고, 계시록의 중심 주제 및 신학에 비추어 각 단락을 주해하며, 신구약의 간본문적 해석을 정확히 시도하고, 계시록 내러티브의 흐름과 등장인물들의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며, 유비를 따라 적실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석조 박사(서울성경신대원대)는 ‘사도행전 2장 42~47절에 나타난 교회의 정체성’을 통해 해당 본문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확인해 보는 작업을 시도했다. 흔히 이 본문은 교회의 이상적인 형태를 설명하는 구절로 많이 해석되었기에 새로움을 선사했다.

장 박사는 구조를 볼 때 해당 본문에서 초대교회는 사도들의 가르침, 교제, 떡 떼기, 기도에 힘써 교회의 정체성을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즉 본문내용 중 첫째 사도들의 가르침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능력을 행하신 하나님에 대한 교육이었으며, 둘째 기도는 성령충만한 가운데 규칙적으로 또 어려움이 닥쳤을 때에도 쉬지 않고 해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셋째 교제는 교회 내부 구성원들이 필요한 물질을 상호 공급하는 형태로 나타났으며, 넷째 떡 떼기는 주의 만찬 또는 일상 식사의 모습을 통해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장 박사는 사도들의 가르침과 정기적 기도는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이었다면, 물질적 교제와 일상 식사를 통해 나누고 접촉하는 것은 구성원들과 수평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즉 교회의 옳은 가르침은 사랑의 행위로 표현되어야 하며, 가르침과 나눔이 균형있게 함께 진행될 때 공동체는 선교적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금은 성도다움의 열매, 지금은 더욱 나눠야”

한국성경신학회

한국성경신학회(회장:현창학 교수)는 2월 18일 ‘고린도후서 주해와 설교’를 주제로 신반포중앙교회(김지훈 목사)에서 제46차 학회를 개최했다. 이번 강의에는 현장에 임원과 간사 10명이 모였고 유튜브로 방영했다.

최승락 교수(고신대원)는 ‘새언약 사역자의 본분, 영광, 고난’을 제목으로 고린도후서 1~4장을 강해했다. 최 교수는 바울이 사도성의 도전을 변호하면서 자신을 “새 언약의 일꾼”으로 밝혔던 데 주목했다. 최 교수는 바울이 자랑을 하면서 까지 자신을 “새 언약의 일꾼”이라고 외쳤던 것은 자신의 사역을 하나님이 승인하셨고 하나님의 일을 자신이 하고 있다는 데 대한 확신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울을 향해 부당한 곡해와 도전, 안팎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언약의 사역을 가로막지 못했다”면서 “오늘 우리 시대에 말씀 사역자들이 직면하는 도전은 외적 박해보다 내적 정체성의 혼란과 자부심의 상실이 더 큰 몫을 차지한다”고 반성을 요청했다.

이승수 교수(합동신대원대)는 ‘새로운 피조물의 의미’를 제목으로 고린도후서 5장 17절을 집중적으로 풀이했다. 이 교수는 해당 구절이 개인주의적 입장을 말하는 것으로 익숙해졌는데 사실 칼빈도 이런 개인적 적용으로 흐르는 것을 염려했다고 밝혔다. 칼빈은 “만일에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안에, 즉 그리스도의 나라, 또는 교회에 있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라”는 의미라고 제시한 바 있었다. 즉 “새로운 피조물”은 전 우주적인 피조계 전체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이 구절을 개인에게 적용하여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 사람이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기 보다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계가 이미 있는 것이며 그 새로운 피조계에 참여하게 된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주 교수(아신대)는 ‘바울 연보사역의 신학적 의미와 적용’을 주제로 고린도후서 8~9장을 설명했다. 허 교수는 바울이 성도들에게 헌금을 여러차례 강조했던 것은 헌금이 성도다움의 열매이며 표식이었고 성도들이 공동체적 교제와 나눔에 참여함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고 결국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온전케 하는 일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고린도후서에서 바울이 강조했던 연보자의 신앙과 연보에 대한 태도, 바울 자신의 검약과 투명한 헌금 집행 자세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한국교회와 신학교를 향해 “예수 그리스도의 부요함을 맛본 오늘의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이제 자신의 부요함을 자랑하지 말고 즐거이 나눠주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와 신학교가 가난해짐은 이 땅의 잃어버린 영혼들이 하나님 나라로 들어와 부요해지는 은혜의 입구가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현광 교수(한국성서대)는 ‘바울의 자기 변호를 통해 본 사역자 바울’을 제목으로 고린도후서 10~13장의 의미를 짚었다. 김 교수는 바울이 자신의 사도권을 변호할 때 인간적 높음을 자랑하기보다 약한 것, 낮아진 것을 자랑했고 결국 그의 사도됨의 증거는 교회를 위한 온갖 수고와 고난을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는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박히셨지만 능력으로 다시 살아나셨고 그리스도는 이제 성도들 안에 약하지 않고 강한 분”이라면서 “강하신 주께서 마침내 칭찬하시는 자가 누구일까?”라고 반문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와 한국성경신학회는 다른 날 다른 성경을 택해서 학회를 했지만 사회와 멀어지고 비난을 받는 한국교회가 어려울수록 더욱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었다. 또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성도들에게 요행이나 다른 복음에 현혹되지 말고 바른 교회의 가르침 아래 말씀을 더욱 의지하라는 용기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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