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정상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이다. 그것을 위한 후보 추천이 완료되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중에 총신대교수협의회가 입장문을 냈다. 학교 정상화의 중요한 시점에 교수협의회의 이런 입장 발표는 그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인 태도로 비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욱이 입장문 내용을 보면 그동안의 아픈 상처로 인한 것이라고 십분 이해하더라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우선 입장문에서 교수들은 마치 ‘전지’한 듯, 즉 누가 정치적이고 누가 정치적이지 않은 듯 선을 긋고 있다는 것이다. 전지한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고 가르칠 텐데.
교단이나 목회자들이 특정 교수를 정치적이라거나 그렇지 않다는 등으로 선을 긋는 것이 위험한 것과 같이, 교단을 위한 사역을 열심히 한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인사로 낙인찍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임을 왜 모르는가. 굳이 따진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덜 정치적이거나 더 정치적일 뿐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정치적인 인사라고 선을 그을 수 없으며, 그것이 누군가에게 억울한 정치 프레임이 씌워지기도 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학교 발전을 위해 재정적 기여를 할 수 없는 인사들은 이사를 할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경고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연 돈이 있어야만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돈 낼 능력이 있어도 이사 추천을 고사한 인사도 있는데 왜 그런지 이유는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가 있다. 순수하게 기도하며 학교가 건강하게 서가기를 지켜보는 학생들이나 다수의 구성원들에게 불신을 조장하는 생각지 못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고민은 했는지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입장문은 교수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것처럼 표현한 정치적인 태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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