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사 배제·재정기여 인물 선정’ 원칙 밝혔지만 ‘교갱협 편중·셀프 추천’ 비판

총신대정상화추천위원회 총신대대학평의원회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추천할 정이사 후보 24명을 선출하며 총신대 정상화를 향한 첫 걸음을 뗐다.

하지만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정이사 후보를 선출했고, 다른 위원회도 셀프 추천, 특정단체 편중, 총장 선출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총신대정상화추천위원회(위원장:김종준 목사)는 1월 27일 정이사 후보 8명을 선출한 데 이어, 다음날 정이사 명단을 공개했다. 위원장 김종준 목사는 “3개 지역 안배를 고려해, 종전이사와 이른바 정치꾼을 배제하고 총신대 발전과 재정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정이사 후보로 선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이사 후보 명단 공개 직후 이른바 ‘셀프 추천’ 논란이 불거졌다. 김종준 박재신 소강석 목사 3명의 총신대정상화추천위원이 정이사 후보로 선출된 게 논란의 발단이다.

이에 대해 총신대정상화위원회 소속 한 목사는 “정이사 후보로 선출된 위원이 자신을 추천했다면 셀프 추천이겠지만, 그게 아니라 다른 위원들이 추천했다”면서, “더구나 정이사 후보로 선출된 분들은 목회가 안정돼 있고, 무엇보다 재정 위기에 있는 총신대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돼 정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총신대 대학평의원회(의장:옥성석 목사)는 1월 27일 정이사 후보 8명을 선출하고, 회의 직후 명단을 공개했다. 의장 옥성석 목사는 “정치적이지 않고 총신대 발전에 기여하면서 재정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분들을 정이사 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평의원회도 명단 공개 직후, ‘교갱협 소속 목사 편중’, ‘이재서 총장 선출’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대학평의원회에서 선출한 정이사 후보 8명 중 교갱협 소속 목사 4명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옥성석 목사는 “평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추천을 받았고, 재청이 있을 경우에만 후보에 올려 투표를 진행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절차에 하자 없이 공정하게 선출했기 때문에 재론할 수가 없었다. 분명한 사실은 교갱협 목사를 선출하자는 위원간의 사전 교감도 없었고 위원장으로서 사심도 없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교갱협 소속인 의장 옥성석 목사와 평의원 박성규 목사가 주도해 후보를 추천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확인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정이사 후보로 선출된 교갱협 소속 목사 3명은 평의원 중 교수대표와 직원대표가 추천했고, 1명은 박성규 목사가 추천했다. 옥성석 목사의 경우 2명을 추천했으나, 둘 다 정이사 후보로 선출되지 않았다.

이재서 총장의 경우에도 교수대표가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옥성석 목사는 “저와 평의원들도 교단 정서를 감지하고 있었으나, 이재서 총장에 대한 추천과 재청이 있었고 투표결과 정이사 후보 8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총신대 총학비상특별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2017~2018년 학내사태 촉발에 여러 가지 요인 중 당시 총장과 법인이사회 간 유착관계가 있었음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총장님께 간곡한 요청한다. 학생들의 염려를 양지하여 대학평의원회의 법인이사 추천을 고사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방이사추천위원회(위원장:김상현 목사)는 2월 1일 정이사 후보 8명을 선출했으나, 총회 소속 위원 3명과 임시이사 2명의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총회 소속 위원들은 임시이사들이 여성과 비교단 인사를 후보로 추천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임시이사들이 퇴장한 가운데, 총회 소속 위원들이 제안한 8명을 정이사 후보로 선출했다.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정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위원장 김상현 목사는 “교단 정서와 3개 지역 구도, 전문성, 학교 기여도 등을 고려해 정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2명의 정이사 후보 추천권을 가진 전·현직이사협의체는 사분위가 통보한 기한인 2월 3일까지 회의를 소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와 같이 전·현직이사협의체를 제외한 3개 위원회가 총신대 정이사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3개 위원회는 종전이사와 정치적 인사 배제에 집중했으나, 이를 골몰하다 다른 중요한 사항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교단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총회 인사는 “정이사 후보 추천 주체들이 종전이사와 총회 정치꾼을 배제하는 등 비정치적 인사를 선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으나, 이번 정이사 후보 선출 과정은 다분히 정치적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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