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녀 성장 돕는다

입시 함몰된 현실 벗어나 신앙 근거한 교육방향 제시, 학부모·학생 큰 호응

자녀를 공부만 잘하는 우등생으로 키우기보다, 세상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도록 만드는 것이 모든 크리스천 부모의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로 인생이 바뀌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그 소망이 흔들리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교회가 학부모의 마음을 다잡아주고 나아갈 길을 제시해준다면 자녀 교육에 든든함을 느낄 것이다. 왕십리교회(맹일형 목사)는 자녀들이 자신의 적성과 취미에 맞는 비전을 찾아가도록 학부모들을 조력자로 세우는 ‘왕큐’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왕십리교회 왕큐는 자녀들이 적성을 통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학부모들은 그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회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왕큐가 주최한 학부모 세미나의 모습.
왕십리교회 왕큐는 자녀들이 적성을 통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학부모들은 그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회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왕큐가 주최한 학부모 세미나의 모습.

온전한 그리스도인 만드는 것이 우선

왕큐는 크게 학부모 교육과 학생 교육으로 나뉜다. 주로 세미나를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여타의 세미나와 다른 점은 그 목표다. ‘어느 과를 가야 취업이 잘 될까요?’ ‘최근에 뜨고 있는 직종이 무엇인가요?’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적성에는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요?’ ‘크리스천의 사회생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등이 주된 관심사다.

왕큐를 주도하고 있는 정낙철 집사(고려대 전 교수)는 교수 시절 만나본 수많은 새내기들이 전공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보면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정 집사는 “수능이 끝나고 나면 자녀의 적성이 아니라 점수에 맞춰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학생은 점수를 내고 엄마는 그를 위한 매니저가 되는 것이 교육 현실이다. 하지만 교회만큼은 신앙에 근거한 교육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왕큐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왕큐가 진행한 학부모 세미나는 특별했다.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고려대 김신곤 교수) ‘대입제도를 통해 본 교육정책 이해’(건국대 양성관 교수) ‘크리스천의 자녀사랑’(경기대 장성욱 교수)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려 하는가’(고려대 정낙철 전 교수) ‘정답으로부터의 해방’(한동대 손화철 교수) ‘Numbers?’(서울대 정상권 교수) 등이다. 학생 세미나 역시 영어 에세이 쓰기, 동화책 읽기, 소마큐브 놀이 등으로 다양하다.

처음 왕큐를 시작할 때는 학부모들이 입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기대했다. 그 기대와 왕큐의 본질을 맞춰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녀들이 대학만 바라보며 성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평가하지 않도록 돕는 왕큐의 목적에 공감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났다. 정낙철 집사는 “이미 입시사이클에 들어간 고등학생 학부모보다 초중등학교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다. 사실 그 때부터 이 취지를 이해해야 미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교에 적응 못했던 아이가 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자녀들이 왕큐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자녀들이 왕큐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가 주체가 된 교회 교육

왕큐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특징은 이 사역이 담임목사나 교육담당 목회자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교회 성도들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왕큐의 필요성을 느낀 정낙철 집사가 담임 맹일형 목사에게 이 프로그램을 제안하면서 왕큐가 태동했다. 20여 명의 학부모들이 힘을 보탰다. 수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파일럿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면서 발을 맞춰갔다. 자신의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니만큼 그 누구보다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담임 맹일형 목사는 “이런 상향식 방법이 참신하고 좋게 느껴졌다. 특히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이 만들어가기 때문에 더 실질적이고 살갑게 성도들에게 접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담임목사가 알고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목회자가 신학적인 부분을 책임진다면, 구체적인 방안은 성도들이 직접 만들어가면서 더 폭넓고 다양한 사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위원회 정채혁 장로 역시 “교회마다 가장 시급한 것이 다음세대 교육인데,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중요한 일을 맡아 나서주어 교회는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왕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4차 산업혁명을 큰 주제로 삼고 다니엘리(TSP NEWS) 손화철 교수(한동대) 장수영 교수(포항공대) 신국원 교수(총신대 명예)가 강사로 나섰다. 올해도 온라인으로 학생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어떻게 개발할까?’를 주제로 4주간 진행할 예정이다.

왕큐는 교회가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하는 장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교회가 사회와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낙철 집사는 “교회는 또래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독려하고, 학부모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녀들과 이야기하며 자녀의 1차 상담자가 되길 바란다”며 “왕큐가 같은 마음을 가진 동역자들과 함께 새로운 교회 교육에 일익을 감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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