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파리기후변화협약과 한국교회] (1)창조질서 회복의 원년으로
[기획특집/ 파리기후변화협약과 한국교회] (1)창조질서 회복의 원년으로
  • 정재영 기자
  • 승인 2021.01.25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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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3회 총회에서 순천노회원들이 전개한 환경캠페인 모습.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3회 총회에서 순천노회원들이 전개한 환경캠페인 모습.

이제 ‘창조세계 보존’은 절박한 사명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인류생존 차원의 문제 … 신학적 논의 시작, 실천과제 제시해야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195개국이 동참해 지구촌 생태위기에 대응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실시 원년이 밝았습니다. 본지는 앞으로 4회에 걸친 특집기사로 생태위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기후변화협약 이후 한국교회의 실천과제와 대응방향을 모색합니다. 또한 이와 관련해 생태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대응자세를 일깨우는 청량교회 송준인 목사의 특별기고도 함께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하나님의 손으로 함께 창조된 생명들은 인간 문명이 만들어놓은 쓰레기 더미에서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죽음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거대한 위기의 쓰나미가 모든 예상보다도 빠른 속도로 우리를 향해 밀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이 암울할지라도 다시 바벨탑을 쌓는 꿈을 꾸기 위해 골방으로 들어가 눈을 감고 귀를 닫아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11월 5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2020 기독교환경회의의 선언문은 차라리 절규에 가까웠다.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당장 생태적 전환에 나서지 않으면 하나님의 창조세계이자 인류의 생존터전인 지구문명은 더 이상 지탱될 수 없다는 호소가 그 가운데 담겼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지구상 모든 국가들은 같은 문제의식 속에 2021년 새해를 시작했다. 인류는 태풍 가뭄 폭우 등 갈수록 그 규모와 빈도가 커지는 기상재해, 정글과 빙하와 심해 등 그 어디도 안전하지 않은 생태계의 파괴와 식량난,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사태 등 심각한 생존위기를 잇달아 직면하고 있다. 또한 이 모든 재난들의 배후에 기후위기라는 더 근본적 현안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절절히 깨닫는 중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지구촌의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포스터.
기후변화에 대한 지구촌의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포스터.

예전과 같으면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냈음직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라는 화두가 국가 전체의 정책과제로, 산업구조는 물론 사회 전반과 문화 그리고 서민들의 일상까지도 바꾸어 나가는 추진력으로 힘을 얻게 된 것은 이러한 경각심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현재보다 1/4 정도 감축하고,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상쇄해 사실상 제로상태로 만드는 ‘탄소중립’(net zero)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우리나라의 목표치이다.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국민 개개인의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이다.

이 때문에 기독교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주요 교단과 기독교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파리기후변화협약 본격 시행에 대비한 대책들을 강구해 왔다.

예장통합은 ‘생태정의’라는 테마를 가지고 기후위기를 비롯해 미세먼지 생명다양성 유전자변형생물(GMO) 등 여러 환경이슈들을 다루는 세미나를 연속 개최하며, 5월 중에는 생태정의포럼을 통해 전국 교회의 관심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생태·환경분야에서 뛰어난 사역을 펼치는 교회를 대상으로 한 녹색교회 시상식과, 이에 선정된 교회들이 중심이 된 녹색교회협의회 활동도 이어간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경우는 올해 총회 차원에서 가칭 환경선교대책위원회 설치를 앞두고 있다. 이와 연계해 권역별 환경선교사 과정을 통한 전문가 양성작업, 온오프라인 세미나 개최, 연회별 환경선교위원회 구성 및 각 교회별 탄소배출 저감장치 활성화 사업 등으로 왕성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개최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패러디 광고.
전 세계 지도자들이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개최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패러디 광고.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생태공동체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지구촌 생태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한다. 4월에는 노회 차원, 9월에는 총회 차원의 생태캠페인을 펼치며 생태선교 협력을 위한 노회 간담회도 예정하고 있다. 생명평화 청소년캠프와 청년캠프 등 다음세대 사역도 강화하고 있으며,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한 생태목회자대회와 목회자료집 발간이 추진된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그린 엑소더스’(Green Exodus)라는 슬로건을 걸고 기후주일 제정과 한국교회 2050 탈탄소선언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YMCA와 녹색교회네트워크는 기후위기 비상행동 계획 수립에 나서고, 한국YWCA는 기후위기에 대해 다루는 교재를 발간하는 등 단체들도 관련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 최대 교단임을 자부하는 예장합동 총회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몇 차례에 걸쳐 총회 상비부나 특별위원회 형태로 환경 관련 담당기관을 설치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결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순천노회가 2011년 자체 상비부서로 환경부를 설치하고 환경세미나 개최, 친환경제품 보급 등에 이어 1998년부터 교단 총회 및 목사장로기도회 등에서 환경캠페인을 펼치며 일회용 생수병 사용을 제한하도록 조치를 이끌어낸 것이 사실상 대표적이자 유일한 공식활동으로 꼽힌다.

이밖에 개별 교회 단위로 친환경 에너지 사용, 재생물품 사용, 잔반 남기지 않기 등 관련 활동 사례들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 또한 생태보전보다는 자체 예산절감이나 영성 강화 차원의 절제운동에 방점이 찍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 교단이 다른 교단들이나 심지어 불교 천주교 등 타종단에 비해 관련 활동이 뒤처지고 상황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 앞에 놓이는 데는 ‘신학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실제 한국교회 안에서는 생태신학이나 생명신학 등의 이름으로 오래 전부터 환경과 관련된 연구와 토론 등이 전개되어왔으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확고한 개혁주의신학의 입장에 서서 이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있지 못했다.

신학이라는 기반이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니, 목회현장에서 실천방향은 불분명해지고 행동 또한 다른 교단의 사례를 모방하거나 신앙과 연결되지 못한 사회적 활동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을 신앙고백의 맨 첫 머리에 두는 교회와 성도들이라면 그분의 청지기로서 창조세계를 지킬 사명을 지녔다는 결론까지 도달하기란 어렵지 않다.

좋든 싫든 한국사회 누구라도 기후위기라는 이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제라도 교단 안에서 환경 및 생태문제와 관련된 본격적인 신학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 총회와 교회 차원의 실천과제들이 제시되어 우리가 몸담은 공동체 전체를 함께 지키고 살리는데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두에 언급한 기독교환경회의 선언문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기후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간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이 땅에 생명을 풍성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거룩한 부름에 진심으로 응답하여 빛의 자녀가 됩시다.”

[기획특집/ 파리기후변화협약과 한국교회]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감축’ 세계 의지 모아 ... 195개국 적용 비상대책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구촌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전 세계 195개국에 적용되는 비상대책이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채택한 새 기후변화 체계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을 개최 도시 이름을 따 파리기후변화협약이라 부르고 있다.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인류생존의 문제로 부각되면서 국제사회는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해왔다. 그 결과 처음으로 도출된 성과가 1992년 6월 브라질에서 체결된 리우협약이었고, 1997년에는 이를 대체하는 교토의정서가 나왔다.

하지만 리우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시기와 감축량을 명시하지 않은 채 선언적 협약으로 마무리됐다. 교토의정서의 경우는 개발도상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한데다 그나마 미국 일본 등이 협약 발효도 되기 전에 탈퇴를 선언하는 등 한계에 부딪쳐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 사이 지구촌의 기후위기는 점점 심화되었고, 더 이상 대책을 늦출 수 없다는 긴박감 속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앞서의 협약들과 달리 전 세계가 다 같이 참여한 가운데 나름 보편적으로, 구속력을 갖춘 채 시행하는 첫 합의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의 핵심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 아래로, 더 나아가 1.5℃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온실효과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net zero)에 동참하겠다고 공언하거나 법제화한 국가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30일 유엔기후변화협약사무국에 온실감축목표를 제출했다. 정부계획에 따르면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4.4%를 2030년까지 감축하며, 2050년까지는 우리나라에서도 탄소중립 달성이 이루어지도록 각종 정책이 추진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화석연료사용량으로 여전히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국제사회로부터 ‘기후 악당’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은 대한민국이다. 이런 수치와 오명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기업은 물론 ‘창조세계 보전’이라는 신앙적 사명을 지닌 한국교회와 성도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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