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지도를 보며 운전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간단한 방법으로 길을 찾는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빠른 길로 인도하는 내비게이션이라는 장치가 차에도, 휴대전화에도 장착되어 있다. 이런 위성항법장치에 의한 위치정보 서비스의 보편화는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대한항공 007편 격추사건이다. 1983년 9월 1일에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앵커리지를 경유해 김포로 향하던 우리 국적의 여객기가 구소련의 영공에 들어갔다가 전투기의 공격으로 사할린 서쪽에 추락했다. 16개국 269명의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왜 대한항공 비행기는 소련 영공에 들어갔을까? 당시 사용하던 관성항법장치의 오류 때문이었다. 잘못된 항로를 비행하면서도 조종사들은 알 수 없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군사용GPS를 전 세계 민간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그로 인해 미국은 오류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지만, 시스템과 장비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 이후 세계 각국은 오차를 줄이는 GPS 개발 경쟁을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도 KASS라는 위치정보 프로그램 개발이 거의 완성단계이다.

위치정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현재 위치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야 방향을 바르게 잡을 수 있다. 난 어디에 있는지? 과연 여기 있는 것이 옳은지? 이것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목적지까지 분명해지면 결코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GPS도 아직은 오차가 있다. 수십m에서 2~3m정도. 그 차이를 줄이는 연구로 훨씬 뛰어난 위치정보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누구나 2021년이라는 인생 여행길에 있다. 이 길에 중요한 것이 있다. 영적 GPS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나의 현 위치를 정확히 알고, 또 가야 할 곳을 찾을 수 있다. 지금 가는 이 길을 통해 도착할 곳이 어딘지는 알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죽을 길을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최고의 내비게이션인 성경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자. 그리고 그보다 길을 더 잘 아는 것처럼 앞서가지 않도록 조심하자. 그것이 대한항공 007편처럼 길 잃지 않고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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