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김관선 목사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침대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늘 깔고 살아가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 고상하게 표현하면 기초가 든든하냐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믿음을 갖고 산다. 죽음도 극복하고 부활의 생명력을 드러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말이다.

그 믿음은 과연 흔들리지 않는가? 정말 든든하기에 어떤 상황에도 영향 받지 않는 그런 믿음인가? 이를 테면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은 다 끊기고 월세 걱정이 앞설 때에도 웃을 수 있는 그런 믿음인가.

개척교회, 임대료 겨우 내고 나면 생활비 감당하기 어려워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코로나19로 그나마 몇 되지 않는 교인들이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 생활비는 둘째고 임대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싶은 때에도 과연 나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누리고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리지 않는지. 또 편안함을 기대하기 힘든 낡은 침대에 누워 좀 더 편안한 잠자리가 아쉬워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가.

보이지 않는 주님에 대한 믿음이 이만큼 흔들리던 때가 있었는가? 코로나19 파장이 곳곳에 미쳐 이것저것 다 걱정거리로 변한 세상을 살다보니 믿음은 휘청거리고 애써 외면하던 돈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을 어찌하랴. ‘든든한 후원자가 될 돈 많은 교인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헛헛한 생각에 쓴웃음 지으며 맞은 새해다. 믿는 만큼 편안해지는 것임을 알면서도 흔들리는 것은 몰아치는 바람이 센 것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가벼운 것인지 헷갈린다.

갑자기 감옥에 누워 편히 잠자던 베드로가 생각난다. 야고보 사도를 죽인 헤롯에 의해 갇혀, 내일이면 죽을 텐데 그 전날밤 천사가 발로 차야 깰 정도로 깊이 잠을 자던 베드로. 정말 이보다 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을까? 푹신한 침대가 아닌 쇠사슬에 묶여 좌우에 누운 군사들 사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편히 잠든 그가 참 부럽다.

오늘도 나를 흔들며 잠 못 이루게 하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생소한 목회 현장과 그로 인한 복잡한 생각으로부터 자유하고 싶은데….

베드로에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선물한 그 침대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었으니, 푹신한 침대는 충분히 구입 가능한 내게 있는 그 돈이 오히려 나를 흔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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