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력 상실 ‘낙태죄’ 개정안 시급
효력 상실 ‘낙태죄’ 개정안 시급
대체입법 개정 시한 넘겨 입법 공백 현실화
교계 “태아 생명권 수호 즉각 나서라” 촉구
  • 이미영 기자
  • 승인 2021.01.12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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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정부의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표된 직후 시민단체 대표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부의 개정안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의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표된 직후 시민단체 대표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부의 개정안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년 1월 1일 새해부터 낙태죄 처벌 조항이 소멸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 11일 낙태에 대한 처벌을 명시한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더불어 대체입법 개정 시한을 2020년 12월 31일까지 제시했지만, 국회에서 법 개정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기존 형법 제269조 낙태죄 처벌 조항을 유지하면서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하는 270조의2를 신설해, 낙태 허용 시점을 3단계로 구분했고 임신 14주까지는 낙태를 전면 허용하되 임신 24주 이후에는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종교계는 물론 의료계와 여성계 등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후 국회에서는 정부와 의원들이 발의한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 총 6개가 제출돼 지난해 12월 8일 공청회를 열었지만 끝내 의견을 좁히지 못해, 여전히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2021년 새해가 되면서 낙태죄 입법 공백 사태가 현실화 되었다. 즉, 개정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낙태죄 조항의 효력이 사라지게 돼 낙태를 한 여성과 낙태 시술을 한 의사에 대한 형법상의 처벌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입법 공백이 무고한 태아들을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며, 태아를 보호하는 입법을 외면하는 정부와 국회에 낙태죄 개정안 조속 처리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2월 28일 행동하는프로라이프(상임대표:이봉화)는 ‘대통령과 국회는 태아 생명권 수호에 즉각 나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입법 공백은 무고한 태아들을 주수에 상관없이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며 “이는 자신의 생명권 침해에 대해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는 태아를 보호하는 입법을 외면하는 것으로 명백한 위헌 행위”라고 정부와 국회를 규탄했다. 그리고 이미 태아생명을 보호하는 낙태법 개정안 요청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이 10만을 달성해 소관위원회에 회보되었다며, “이제 국회는 더 이상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직무를 유기하지 말고 낙태죄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하며, 아울러 대통령도 헌법상 의무인 태아 생명권 보호에 즉각적이고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은 “낙태에 대한 처벌이 명시되어 있던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은 태아가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임을 명시한 상징적인 조항들이었다”며 “실제로 그러한 형법이 실제로 일어난 모든 낙태를 처벌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조항들은 생명존중의 중대한 윤리적 기준이 되어왔기 때문에 그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태아의 생명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훼손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박상은 원장(안양샘병원)은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는 낙태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태아의 생명도 존중해야 하지만 더불어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에, 태아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22주 이전 시기의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조항을 국회에서 새롭게 만들어 오라는 것”이라며 “새해가 되어 낙태죄와 관련된 형법의 두 조항이 효력을 상실했다고 해서 마치 낙태가 전면 허용된 것처럼 착각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향후 교회가 앞장서 강단에서 생명존중을 외치고, 종교계 및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정부와 국회에 태아 생명 존중에 대한 선언을 요청하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안과 사회제도들을 지속적으로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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