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 기윤실 자발적불편운동본부 본부장)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 기윤실 자발적불편운동본부 본부장)

“무슨 성탄절이 이렇게 조용해!” 주일학교 학생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 마음을 시리게 했다. 2020년 성탄절은 우리 생애 가운데 가장 아쉬운 날이다. 거리마다 수 놓았던 성탄 트리도 꺼졌다. 서로 모여서 성탄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사라졌다. 함께 모여 축하 감사예배도 드리지 못했다. 그야말로 성탄이 아니라 폭탄 맞은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성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성탄절의 주인공은 사라지고 사람들의 즐거움을 누리는 축제가 되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미 성탄절이 점점 성경의 가르침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역설적이게도 이번 성탄절에 모이지 않고 가정에서 예배하는 상황이 더 거룩한 날처럼 여겨졌다. 떠들썩거리는 것이 성탄의 의미로 생각한 지난 시간들에게 제동을 걸었다. 그동안 성탄을 제대로 맞이하였는지를 질문하게 한 날이었다.
성탄절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으로만 맞이해서는 안 된다.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오신 성육신의 날로 맞이해야 한다. 성육신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으면 성탄은 사람들의 축제로 끝나고 오히려 심판의 도구가 된다. 성육신은 인간의 죄로 인하여 영원한 멸망 가운데 있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오신 날이다. 하나님의 창조경륜을 성취하시기 위하여 이루신 구원의 날이다.
하나님은 인류를 자신의 자녀로 삼으시고 영원한 영광을 누리시기로 작정하셨다. 그리고 그 일을 이루시고자 인류와 언약을 맺었다. 하지만 인류는 하나님을 배반하였다. 불신은 죄이고, 죄의 결과인 죽음이 들어왔다. 인류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이제 인간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창조경륜을 완성하고자 인류를 용서하여 주기로 작정하였다. 오직 하나님 자신이 그 일을 할 수 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마리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셨다. 바로 성육신하셨다. 성탄은 성육신의 날이다. 인류의 죄를 해결하시고 새 언약을 성취하시고자 우리 가운데 오신 날이다. 그러므로 성육신의 날은 십자가와 부활을 바라보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소망하게 하는 날이다. 단지 인류의 삶에 평화와 기쁨을 주기 위하여 오신 날이 아니다. 죄가 해결되지 않는 한 결코 평화와 기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원대한 계획이 성취된 날이 바로 성육신의 날 곧 성탄절이다. 산타의 노래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들려져야 한다. 세상의 즐거움과 기쁨과 평화가 중심이 아니라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해야 한다. 예수님이 없는 평화, 기쁨은 없다.
이렇게 볼 때 매주일이 우리에게는 성탄절이고, 부활절이다. 다만 우리가 12월 25일 한 날을 정하여 성탄을 생각하고 예배를 드리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이날의 참된 의미가 망각 된다면 차라리 없는 것이 신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성탄은 성육신의 날이다. 그때 비로소 땅에는 기뻐함을 입은 사람들 가운데 평화가 임한다.
우리는 성탄과 새해를 함께 하여 인사를 한다. 이것은 매우 의미있는 인사다. 성탄이 바르지 못하면 복된 새해를 맞이할 수 없다. 성육신하신 예수님을 만날 때 우리의 삶은 의미가 있으며, 활력 있고, 평화와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2021년은 성육신하신 예수님을 더욱더 깊이 알아가고, 알리는 일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예수님이 우리의 왕이시고 구주이심을 삶으로, 입으로 나타내야 한다. 축 성탄, 행복한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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