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마무리하는 총회 소식이 아름다웠다. 코로나19로 긴급 도움이 필요한 미래자립교회를 돕기 위해 총회실행위원회에서 20억원의 긴급생활비 지원을 결의한 후 성탄절 전에 1822개 교회에 100만원씩 지급했다는 소식이다.
해를 넘길 때마다 할 일을 다 하고 끝낸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할 일을 마치지 못하고 시간이 되어 끝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2020년의 총회는 무엇보다도 힘들고 지친 교회를 위로하는 일로 마무리한다니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리라 확신한다.
교단 A교회의 경우도 재정을 가능하면 남기지 않고 다 쓰고 한 해를 마무리하곤 한다. 새해를 빈손으로 열며 다시 비울 준비로 채워간다. 너무 많이 쌓아두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 때문에 쌓지 않으려고 한다. 올해 말도 한 해 동안 충분히 주신 은혜에 감사하면서 지금까지 없던 12월 지출의 기록을 세웠다. 이스라엘의 광야생활에서 다음 날까지 남겨두지 말라고 한 원칙을 교회 재정에 적용하며 매년 비우며 끝내는 것이다. 유난히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을 넘기는 해이기에 더욱 지출은 늘었지만 그렇게 비우니 넘치게 채워주신다.
70%가 넘는 힘들고 지친 교회에 대한 총회의 위로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올해 같이 특별히 어려운 해에는 나눠주느라 총회 재정이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소식이 더 반가울 것 같다. 아직도 챙겨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비워보자. 주님 말씀대로 땅에 과도하게 쌓으면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기도 한다. 많이 쌓아두었다가 큰일 하자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힘든 이웃을 챙기는 것이 더 안전하게 쌓는 방법이라 믿는다.

나눔이 필요한 곳은 많다. 미래 한국을 위한 목회자 교육뿐 아니라 양극화가 심해지는 목회현장 그리고 교회 주변의 임대료를 버거워하는 소상공인들이 그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교회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63.3%, 교회가 힘써야 할 활동으로서의 ‘약자 구제와 봉사’는 24.1%로 나타났다.
답은 분명하다. 남기지 않고 다 쓰고 나누는 것만이 교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다. 2020년 총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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