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창희 사무총장(구세군자선냄비)

곽창희 사무총장(구세군자선냄비)
곽창희 사무총장
(구세군자선냄비)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

1891년 12월 미 서부해안에서 배 한 척이 조난을 당하여 샌프란시스코 연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생명을 건진 수많은 선원들은 추위와 허기에 떨고 있었습니다. 조셉 맥피 사관은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과 항구에 모인 1000여 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냄비를 가져다가 밖에 걸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국솥을 끓게 해 달라”고 외쳤습니다. 이것이 구세군 자선냄비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1928년 12월 가뭄과 홍수로 인해 허기진 이웃들을 위해 자선냄비를 거리에 설치하고 최초의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실시했습니다. 이때 모인 848원으로 구세군은 급식소를 차리고 매일 130여 명을 도시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국과 밥을 제공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상가장 낮은 곳에 함께 하는 자선냄비’라는 비전으로 92년을 달려왔습니다. 특별히 교회연합 차원에서 한국교회가 나눔 운동에 참여하자고 ‘찾아가는 자선냄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단을 떠나 ‘나눔 활동 운동’에 많은 교회들이 참여해 주고 계십니다.

딸랑 딸랑~ 거리를 울리는 구세군 자선냄비 사랑의 종소리입니다. 그동안 구세군 자선냄비에는 돌도 안 된 사랑하는 아이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돌 반지를 넣어주신 분, 3년 동안 폐지를 모아 판 금액을 자선냄비에 넣어 주신 할머니, 소주병을 팔아 모은 금액을 편지와 함께 기부해 주신 어르신 등 가슴 따뜻한 사연이 잇따랐습니다. 

지난해에도 성탄절을 앞두고 강원도에서 쑥떡 장사를 하시는 89살 어르신이 내년에 죽지 않고 살면 쑥떡을 팔아가지고 또 오겠다는 편지와 함께 10만원을 기부하셨습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분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분들이 오늘 주님의 말씀처럼 지극히 작은 자들을 섬기는 마음이 아닐까요?

코로나19로 인하여 힘들고 지치고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이웃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서울에 무료급식소가 폐쇄되어서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곳에는 노숙인들이 새벽 3시에 와서 티켓을 받고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며 5시가 되서야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그것도 200명이 넘으면 민원이 발생하여 그 이상을 밥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서 티켓을 받지 못해 어깨가 쭉 처져서 돌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만듭니다.

한 해를 마감하기 전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웃을 찾아가 그들에게 사랑으로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일을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나아가 상하고, 찢기고, 고통 받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할 일이 아닐까요? 그 이유는 그것이 주님에게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 무엇일까요? 
바로 나눔입니다. 서로가 멀리 있다 해도 나눌 때 거기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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