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 장애청소년 운동선수 지원사업 ‘점프’

시각장애인 조정선수 김태희 씨가 다음 대회를 기다리며 열심히 훈련 중이다.
시각장애인 조정선수 김태희 씨가 다음 대회를 기다리며 열심히 훈련 중이다.

성탄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직접 ‘선물’로 오신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3년간의 공생애 기간 동안 낮고 낮은 사회적 지위로 고통 받고 소외 받던 이들을 직접 찾아 사랑의 정수인 복음을 전하셨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지 202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소외되어 고통 받는 자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지적·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육체라는 굴레 속에 갇혀 꿈을 꿀 희망조차 잃은 이들의 절망과 고통은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런 그들에게 신체적 장애가 ‘꿈’으로의 도약을 막을 수 없다며 지원에 나선 아름다운 사업이 있다. 바로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청소년 운동선수 지원사업 ‘점프’이다. 그 이름처럼 장애를 극복하고 미래로의 도약을 이뤄나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점프! 장애청소년들, 운동선수로 도약하다!

한 명의 운동선수를 길러내기까지는 종목 여하와 상관없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장애청소년들, 특히 저소득가정의 장애청소년들의 경우 비용 부담으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는 물론,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밀알복지재단과 KB국민카드는 체육에 재능을 보이는 장애청소년들이 운동선수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4년 장애체육선수 지원사업인 ‘점프’를 시작했다. 약 1년 여 간 개인은 300만원, 팀은 450만원 한도 내에서 훈련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9년부터는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도 후원사로 함께하며 장애체육선수들의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주고 있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점프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2019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한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된 농구 선수들.
2019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한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된 농구 선수들.

사업명인 ‘점프’에는 체육에 재능 있는 장애청소년들이 ‘운동선수’라는 꿈에 더 가까이 도약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점프’는 농구와 축구 등 6개 팀을 포함해 총 131명의 선수들을 지원했다. 그만큼 성과도 많았다. 2019년에는 육상 종목의 김진영(지적장애) 선수가 지난해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400m(은), 1500m(금), 멀리뛰기(은) 부문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김 선수의 경우 압도적인 기량으로 차세대 장애인육상 국가대표로 손꼽히는 선수 중 하나이다. 조정 종목의 김태희(시각장애) 선수의 경우 2019년도에 열린 제13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조정 남자 고등부 개인전 1000m, 혼성 10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밖에도 휠체어럭비, 농구 등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했다.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한 김진영 선수 모두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장애청소년들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대회마저 열리지 않고 있지만 오늘도 선수들은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한 김진영 선수 모두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장애청소년들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대회마저 열리지 않고 있지만 오늘도 선수들은

코로나19에도 도전은 계속!

밀알복지재단과 KB국민카드는 2014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7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시간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장애인들이 진로를 찾아 여러 가지 선택을 하는 것과 다르게 장애청소년들은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지속해갈 수 있는 길이 협소한 편이다. KB국민카드 브랜드전략부 유아린 과장은 “장애청소년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독립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길 바라는데, 점프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도 같습니다”라며 “장애체육선수들이 장애로 인해, 혹은 경제적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자신의 장애를 그대로 이해받으며 꿈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돕고자 사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운동종목에서 대회가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감염 위험에 따른 단체 훈련도 불가능해지는 등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이전에는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들이 직접 선수들을 찾아가 훈련 모습을 보기도 하고 대회 출전 시 응원을 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운영 전반의 비대면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밀알복지재단 국내사업부 정수진 간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훈련장이 폐쇄되어 마땅한 훈련 장소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또 수년간 준비해온 대회들이 취소되면서 기량을 발휘할 기회마저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라며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수 모두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훈련을 지속하며 추후에 있을 경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라며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선수들이 운동을 통해 꿈을 향한 목표를 설정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하며, 당당히 사회와 교류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찬 순간입니다.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출전의 기회가 왔을 때 본인의 실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조정선수 이환희 “점프사업 지원에 전념할 수 있어”

이환희 씨는 조정선수이다. 주종목은 실내조정 단체전과 개인전이다. 

요즘 이환희 씨는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씻고 밥을 차려먹으면, 곧장 부천시 고리울로에 위치한 고강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한다. 그리고 9시부터 12시까지 지역의 독거어르신들에게 드릴 식사를 포장하는 봉사를 돕는다. 봉사자들과 맛있게 점심을 함께 먹고 나면, 버스를 타고 조정훈련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2~3시간 로잉머신(노 젓는 형태의 실내 운동기구)을 탄다.

부천시 장애인체육회 부천시장애인조정연맹 소속 이환희 선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장을 사용할 수 없었던 3개월 가량의 시간 동안에도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사업을 통해 가정용 로잉머신을 지원 받아 훈련을 멈추지 않으며 대회 출전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부천시 장애인체육회 부천시장애인조정연맹 소속 이환희 선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장을 사용할 수 없었던 3개월 가량의 시간 동안에도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사업을 통해 가정용 로잉머신을 지원 받아 훈련을 멈추지 않으며 대회 출전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운동은 힘들지만, 돈을 버니까 힘들어도 좋아요. 돈을 모으면 필요한 것도 사고, 여행도 갈 수 있어요.”

지적장애인인 이환희 씨에게 ‘자립’이란 그 무엇보다 큰 기쁨이자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정선수로 전국체전 등 다양한 대회에 참석하면서 평소 갈 수 없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고강종합사회복지관 유동현 사회복지사는 “지난해 말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사업을 알게 되어 이환희 씨에게 소개해 지원했고, 올해 3월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장은 물론 헬스장까지 3개월 이상 문을 닫아야 했는데, 감사하게도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잉머신을 지원받아서 꾸준히 연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잉머신 이외에도 운동복과 신발, 집 근처의 헬스장, 훈련할 때 사용할 마스크와 손소독제, 비타민 등 다양한 지원도 받고 있어, 말 그대로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집에 로잉머신이 있어도 이환희 씨는 “형, 누나와 함께 운동하고 싶어요”라며, 얼른 코로나19가 진정돼 조정훈련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조정훈련도 받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단체전 대회도 나가고 싶다며 아쉬워했다.

2019년 이환희 씨는 충주탄금호 전국장애인조정대회 단체전(4인)에서 은메달, 서울특별시장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 단체전(2인)에서 은메달과 단체전(4인)에서 동메달,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조정동호인부 단체전(4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타고난 체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결실이었다. 

부디 그의 바람처럼 코로나19가 얼른 종식되어 동료들과 신나게 운동하고 전국은 물론 해외 각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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