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국전쟁 70년이었던 2020년을 보내며
[논단] 한국전쟁 70년이었던 2020년을 보내며
윤은주 박사 (사)뉴코리아 대표
  • 기독신문
  • 승인 2020.12.0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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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박사(사)뉴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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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 민족이 일제강점기를 빠져나왔지만 곧바로 남북으로 갈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였다. 미국과 소련의 군정 하에서 탄생한 남북 정부는 태생적으로 체제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국제 체제가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로 블록화하는 가운데 남과 북은 민족성보다는 이념을 중시하는 분단선을 내포할 수 밖에 없었다. 일제 청산과 토지개혁 등 제반 사회개혁을 단시간 내 달성하고 이를 남쪽으로 확산시킨다는 ‘남조선혁명론’을 내세우며 전쟁을 시작한 북한. 유엔 감시 하의 선거를 통한 합법적 정부임을 내세워 자유민주주의로의 ‘북진통일론’을 주창한 남한. 남북 정부가 내세운 통일론은 상호 배타적이어서 애당초 타협점을 찾을 수 없었다.

억지로라도 통일을 달성하겠다고 무력을 동원했던 북한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북한 도시의 60~95%가 폐허로 변했고 민간인 사망자는 100여만 명에 가까웠다. 전쟁 발발 1년 후 1951년 7월 10일부터 시작된 휴전협정은 지루한 공방 끝에 1953년 7월 27일 체결됐다. 남북을 오가며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전쟁은 허무하게도 38선을 휴전선으로 대체하며 승자도 패자도 없이 멈춰섰다.

북한은 남조선 인민의 해방을 내세웠지만, 평화적 방법이 아닌 무력도발을 시도했기에 국제사회의 응징을 받았다. 남한은 스스로 힘을 키우지는 않고 미국에 밀착해서 큰소리만 치다가 전 국토를 전장으로 내주었고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 이후 전쟁을 불렀던 배타적 통일론은 불행하게도 남과 북에서 정치 권력의 독점과 연장을 위한 불쏘시개로 이용됐다. 국가가 주도하는 통일론의 허구성은 남한 사회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통일 운동에 뛰어들었던 기독인들에 의해 깨졌다.

우리 민족에 있어서 전쟁의 상흔은 아직도 선명하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전쟁은 잊힌 지 오래다. 1991년 남북이 유엔에 가입하고, 동시에 기념비적인 남북기본합의서를 도출했다. 상호 체제를 인정한 바탕 위에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을 약속한 이 합의서는 이후 2000년 6.15정상회담과 2007년 10.4정상회담은 물론 2018년 4.27, 9.19정상회담의 기초가 됐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합의는 이미 충분히 진척시켜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이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완성의 첫걸음은 전쟁을 끝내고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는 일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수교, 북일수교가 뒤따른다면 북한은 체제 안전에 관한 확실한 보증을 얻는 셈이다. 북한은 에너지난과 체제 안보를 위해 핵 개발을 단행해왔다. 해법은 거기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핵 가진 북한을 어떻게 믿고 손을 잡는지 묻는다. 그러나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대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단호하다. 또한,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는다고 가르친다. 한국교회는 이미 오래전 그 길을 걸어 봤고 동족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은 아직도 식지 않았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행사에서 태도를 바꿨다. 김정은 위원장은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낸다”며 손을 내밀었다. 미국 대선이 끝났고 북한은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와 최고 인민 회의를 앞두고 있다. 상반기 바이든 정부의 인선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남북은 신속히 관계를 복원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부여잡아야 한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번영의 축으로 닦아 세울 수 있는 실력도 갖추고 있다. 신축년 새해에는 북한이 내민 손을 두려움 없이 잡아주는 한국교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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