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환연, 기후위기 시대 교회 역할과 과제 모색

“지구 생태계를 구하기 위한 인류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한국교회도 이 거룩한 걸음에 함께 나서야 한다.” 생태적 위기 극복을 위한 각종 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교회의 목회·선교 등도 근본적 변화를 이뤄 환경 문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상임대표:양재성 목사·이하 기환연)가 11월 26일 온라인으로 ‘2020년 녹색교회 아카데미’를 열고 기후위기 시대, 교회의 역할과 과제를 모색했다.

이날 ‘기후위기 시대 녹색교회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이진형 목사(기환연 사무총장)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 비상 상황을 경고하며, 향후 대응에 따른 세 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우선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파리 기후협정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인 ‘중도 시나리오’와 지역 간 경쟁 및 자국 중심주의로 NDC가 실패하고 결국 신기후체제 와해로 이어지게 될 ‘붕괴 시나리오’, 203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성공함으로써 2050년 탄소 중립(Net Zero) 실현으로 갈 수 있는 ‘전환 시나리오’ 등이다. 이 목사는 “지향은 중도이지만 붕괴를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환은 아직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지속가능사회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 전개와 더불어 국가 간 협력과 사회경제의 생태적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에 있어서 기후위기의 근본적 대응 역시 체제 전환에 있다고 봤다. 기후위기의 본질인 인간 중심의 지배와 약탈의 체제를 반성하고 정의, 평화, 생명을 우선하는 체제로의 생태적 전환을 이뤄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후약자의 피해가 증가하는 기후불평등 현상을 우려하며 교회가 기후약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이러한 체제 전환을 바탕으로 교회가 △기후주일 성수 △기후난민 지원 △생태공동체 회복 △기후선교사 파송 △기후위기 교회교육 영상 제작 등 구체적인 대응행동에 나서기를 촉구했다.

기환연 대표 양재성 목사(가재울녹색교회)는 “한국교회의 희망은 녹색교회 건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단의 조치가 없이는 미래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만큼 지구 생태계를 보전하는 운동을 선교적 과제로 삼는 녹색교회 건설이 절실히 요청된다는 것이다. 양 목사는 “녹색교회는 구원신앙과 더불어 창조신앙을 그 중심에 두고,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환경선교에 매진함으로 창조세계의 청지기직을 수행하는 교회를 의미한다”며 기후위기시대에 기도와 설교, 교육은 물론 교회 전반적인 사업과 활동에 환경적 마인드를 갖고 운영하는 교회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환경위기는 인간의 위기이며 기독교 신앙의 위기이기도 하다. 교회는 하나님의 탄식소리를 듣고 신음하는 피조물의 탄식소리에 응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자연의 청지기로 돌아가서 자연과 조화로운 삶인 단순하고 소박한 길을 걷는 영성적 삶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예수께서 말씀하신 좁은 길이며 바울이 주장한 절제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환연은 향후 10년 간 기후위기 비상체제 운영을 선포하며, 대응을 위한 집중사업으로 ‘그린 엑소더스’를 진행한다. 생태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회색에서 녹색으로’ ‘탐욕에서 은총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라는 3대 방향을 설정했으며, 이에 따른 ‘기후-녹색교회 운동’ ‘생명의 경제 운동’ ‘기후 위기 희망 운동’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