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곤 목사(교단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찬곤 목사(교단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찬곤 목사(교단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

한국교회의 하나 됨은 요원한 것일까? 20여 년 전 한국교회 연합기구가 하나 됨을 위하여 노력할 때 언저리에서 그 광경들을 지켜봐야 했던 사람으로서 계속하여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IMF를 맞으면서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역경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한기총과 NCCK가 하나 되기 위하여 중간 역할을 감당했던 분들이 몸부림쳤던 시기였다. 

그 결과물 중 하나로 1997년 11월 장로교 4개 교단 목회자협의회가 참여한 ‘한국장로교목회자협의회’가 구성되었고, 이듬해인 1998년 11월 15개 교단이 참여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창립되었다. 이후 한목협(초대 대표회장:옥한흠 목사)이 중재자 역할을 감당하면서 2001년 12월 25개 교단이 참여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가 탄생했다.

이후 교단장협의회 지원으로 한기총과 NCCK가 하나 되는 로드맵까지 구성했지만, 연합기구 내부 문제로 좌초되었다. 오늘날 교단장협의회는 한국교회 공교회의 연합기구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태동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런데 왜 연합해야 하는가? 연합의 필요성은 너무나 많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복음전파를 위한 교회의 바른 역할을 위하여, 세상의 아픔과 문제에 대처할 한목소리가 필요함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더욱 코로나19 위기에서 교회와 예배가 무너지는 안타까운 현상에서 우리와 세상을 향해 한목소리가 나와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한교총, 한교연 그리고 한기총. 어떻게 이 세 기구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교단은 이단성 문제로 한기총을 탈퇴하였기에 이단을 인정하면서 연합할 수는 없다. 이것은 당연한 가치이다.

우리끼리의 일이라면 한기총은 상관하지 않고 가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약해진 기구일지라도 그들 스스로가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말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이것은 너무 심각한 문제이기에 복음전파를 위한 교회의 사명에 치명적이다. 목소리가 나뉘면 모두가 혼란스럽게 된다. 그러기에 이단 문제를 제외한다는 전제 하에서, 더 나아가 각서를 받아서라도, 할 수만 있다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연합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특히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핑계로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야심을 버려야 한다. 연합운동은 힘을 키워서 세상과 대응하는 파워게임이 아니다. 하나님은 만왕의 왕이시고 우리는 오직 섬기는 청지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연합기구의 참여자격은 개인으로서가 아닌 공교회성을 가진 교단의 대표들로 구성해야 한다. 세부적인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것이지만 공교회성이 무너지면 연합기구는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일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기에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맏형과 같은 우리 교단이 앞장서야 한다. 물론 다른 교단들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이 아버지의 뜻이기에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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