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이렇게 길게 계속되리라고 누구도 짐작 못했다. 곧 나아지겠지 싶은 기대 속에 조금만 더 참자했건만 어느새 해를 넘길 것 같다. 2020년을 온통 코로나19에 사로잡혀 보내는 듯하다. 내년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감사절을 보내고 성탄절이 가까워지는 이 계절에 코로나19를 통해 감사할 일도 있지 않을까 싶다.

대구 신천지로 인한 충격적 확산으로 시작하여 교회의 예배가 제한당하는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상황에 처했었다. 그것으로 뭔가 깨달은 것도 있지 않겠는가. 그마저 없이 손해만 보았다면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코로나19는 교회를 강제했다. 예배 참석 인원이 제한되었고 성경공부, 소그룹모임과 식사 교제 등은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교훈을 받았다. 우선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다. 예배당에서의 집회금지를 당하더라도 교회는 여전히 존재했다. 예배당과 교회를 혼동하던 우리에게 진정한 교회는 건물이 아닌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사람이요, 그 모임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세련되거나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어야 교회라는 인식을 전환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디서든 두세 사람이 주의 이름으로 모이면 그 안에 주님이 계시고 그 곳이 곧 교회요, 주님의 성전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 있다. 교회에서 식사 등의 모든 프로그램이 제한되었지만 예배만큼은 막히지 않았다. 예배 공동체인 우리가 그동안 너무 많은 일로 분주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물었고, 그 많은 일로 자칫 소홀할 수도 있었을 예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모이지 못해도 예배는 가능했다. 그렇게 결코 놓칠 수 없는 최고의 신앙행위가 예배임을 확인했다. 출애굽의 목적이 예배였던 것과 같다. 코로나19가 강제했지만 당하기만 하지 않았고 능동적 태도로 교회됨과 예배의 감격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로 분주한 이 때, 교회 그리고 예배를 보다 본질적으로 정리하고 그 소중한 가치를 알게 되었다면 결코 손해만이 아닐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