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한 달 보름 남겨놓은 시점에서 많은 교회들이 내년 교회방향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예배는 물론 교육, 전도, 선교 등 모든 교회활동이 셧다운되어 제대로 방향을 설정할 수 없었다. 예기치 못했던 강력한 ‘코로나 쓰나미’로 인해 한국교회는 좌충우돌 할 수 밖에 없었으며, 비대면예배를 놓고 설왕설래 말들도 많았다. 이제 한국교회는 현실을 냉정히 직시한 가운데 새로운 좌표를 설정할 시점에 이르렀다. 

솔직히 한국교회는 올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유난히 조롱을 많이 받았다. 더 면밀히 말하자면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기대감이 상당히 컸던 데 반해 한국교회는 그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미움으로 남아있던 것이 일시에 폭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 경향이 짙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사회와 소통하지 못했고, 무늬만 교회로 남아 우리끼리만 만족하는 공동체를 형성해 왔던 것이다. 쉽게 말해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을 등한시 했다는 말이다.

이렇듯 교회의 신뢰도도 바닥을 치고, 그와 더불어 현장예배에 대한 개념도 희박해지는 이때에 한국교회는 쇄신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기존의 외형적 전통을 고수하는 중세적 사고를 가지고는 더 이상 부흥도, 더 이상 희망도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2021년의 목회나 교회의 방침을 어떻게 세우냐가 매우 중요하다. 가급적 교회의 내부적 행사는 줄이고, 사회가 요구하는 공적인 부분에 인적 자원과 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동안 남들이 모르게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손길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서는 안 된다.

미래로 갈수록 교회에 대한 저항심이 심해지는 지금, 국민들이 교회를 향해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열린 태도로 나가야 한다. 낮은 몸가짐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취하기만 해도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교회방향은 여기서 출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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