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교회,‘지역사회와 함께’ 비전 45년동안 실천
사회적 필요에 귀 기울이며 본질 사역에도 최선

지역 사회에 신앙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45년 세월동안 주민들과 동거동락해 온 교회가 있다.

천호동에 위치한 동원교회(배재군 목사)는 1976년 교회를 설립한 이후 항상 이웃들을 마음에 품고 복음전파와 섬김으로 지역을 깨우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왔다. 

이러한 동원교회의 전통은 이색적인 교회개척 과정부터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동원교회 담임 배재군 목사는 약관 23세였던 신학교 1학년 시절, 전도사로 사역하던 교회 담임목사의 권유로 교회를 시작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담임목회자가 배 목사의 명철함을 눈여겨 본 것이다. 배 목사는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목회를 시작했고 2년 만에 성도가 급격히 늘어나 예배당을 인근으로 옮겨 교회 건축을 하는 성공을 맛보았다.

때묻지 않은 신앙으로 교회를 시작하면서 배재군 목사는 세 가지 목회 방향을 결심했다. “첫째 교회를 위한 재정을 최대한 줄이고 외부로 흘려보내야 겠다. 둘째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다. 셋째 제자를 양육해 내겠다.” 배 목사의 순수한 비전은 천호 동원교회의 사역 방향이 되어 변함없이 오늘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교회를 이전하거나 재건축을 할 기회도 있었으나 배 목사는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편단심으로 지역을 섬겼다.

개척 초창기여서 교회를 세워가기에도 빠듯한 때부터 매년 한 교회씩 미자립교회를 도왔다. 해마다 한 교회씩 후원교회들을 늘려나갔으며 그러한 교회들의 숫자가 누적되어 지금은 47군데를 지원하고 있다. 아동결연사업, 즉 당시는 고아를 돕는 일에도 일찍이 눈을 돌렸으며 이 역시 끊이지 않고 이어오면서 현재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불우아동들에게까지 사랑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독거노인이나 환경미화원 등에 대한 식사 대접과 반찬 나눔 등도 계속해 왔는데 수많은 선한 사역을 하는 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원교회가 돋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나눔을 천호동을 중심으로 수십여년간 반복해 왔다는 진정성 때문이다. 

동원교회의 관심은 오로지 지역 복음화가 우선이었다. 지역복음화를 위해 교회 개척 초창기부터 성도들을 제자훈련 시켜야 겠다는 비전을 품었고, 지역복음화를 위해서 커피숍을 열어 지역과 소통하겠다는 시대를 앞선 계획도 이미 40년 전에 구상했다. 이 때문에 동원교회는 지역에서 선한 힘을 가지게 됐고 지역의 기관들이 동원교회 뿐만 아니라 천호동 일대의 교회들을 의식하게 하는 영향력을 끼쳤다. 그동안 강동구 지역 관공서는 물론, 서울시로부터 받은 표창장이나 상장, 위촉장 등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수많은 지역섬김 가운데 동원교회가 특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야는 경찰선교였다. 동원교회는 강동구 내 교회들과 연합하여 강동경찰서에 교회를 지어주는 등 경찰 복음화를 위해 많은 수고를 했다. 또 강동구교회연합회 등 지역교회 연합운동에도 장소를 제공하고 물질적 정신적으로 후원하는데 열심을 냈다. 교회성장을 위해서라면 교회 예배당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일쑤이고 교회성장을 위해 지역과 주변의 교회를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원교회는 최선을 다해서 지역을 돌보았고 지역의 교회들이 긴밀히 교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교회에 유익이 된다고 믿고 교회연합을 위해서 헌신해왔다. 내 교회만 생각하지 말고 지역과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만나 기도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는 신념을 실천해왔다. 

지역사회와 교회 섬김을 위해 열심을 내는 반면, 동원교회는 교회 자체의 운영을 위해서는 허리띠를 졸라맸고, 행여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까 싶어 성도들의 삶의 모범을 강조했다. 그 흔한 솔리스트 없이 찬양대를 수십년 운영해왔다가 최근 솔리스트들에게 문호를 열었다. 오랫동안 직분자 임직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서 ‘천호 동원교회에서 서리집사되는 것이 다른 교회 장로되기보다 힘들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다. 또 코로나19 초창기에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속속들이 중지할 때도 동원교회는 철저히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모이는 예배를 고수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보수적인 예배 태도에 대해 동원교회와 배재군 목사를 오해한 이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설립 이후부터 교회가 보여왔던 섬김의 모습이나 세상에 섞이지 않으려고 원칙을 지켜왔던 몸부림을 아는 이들은 코로나19 속 모이는 예배의 소중함을 외친 배 목사의 심정이 결코 정부의 시책을 반대하기 위한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다. 오히려 말씀과 전통을 가볍게 여기고 시류와 유행, 보이는 성공을 향해 이리저리 표류하는 신앙에 대한 안타까운 외침이었다는 점을 알고 공감했다. 

동원교회 배재군 목사는 “교회가 한 지역사회에 세워진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이며 섭리이다. 그 지역을 섬기고 복음의 씨를 뿌리고 가꾸라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목회를 하다가 힘든 일이 있더라도 물러나지 말고 지혜를 구하며 지역사회 속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을 최선을 다해 찾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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