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2021년 목회계획, 이렇게 하라 ①언택트 시대의 목회환경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 쓰나미와 같은 충격을 몰고 왔고, 지금도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언젠가 한국교회가 맞닥뜨릴 미래를 수십 년 앞당긴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쉽게 종식되지 않고 수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촉발된 교회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2021년 목회를 어떻게 준비할지를 취재와 전문가 제언을 통해 모색한다.<편집자 주>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 처음으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경험케 했다. 사진은 사랑의교회 한 가정의 온라인 예배 장면.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 처음으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경험케 했다. 사진은 사랑의교회 한 가정의 온라인 예배 장면.

“하루하루가 생존 그 자체입니다.” 개척 2년차 K목사는 매월 25일이 두렵다. 상가 예배당 월세를 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대면예배가 중단되면서 헌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원도 줄어들었다. 결국 K목사는 생존을 위해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주중 6일은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주일에는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서 사모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성도들은 가정에서 유튜브를 통해 예배에 동참하지만 신앙상태까지 점검할 여력이 없다.

L목사는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코로나19가 터지자 교회 개척의 꿈을 접고 온라인교회로 전향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정착될 것이다”고 확신했다고. L목사의 교회는 예배당도 없고, 모임도 없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교제는 카카오톡과 같은 SNS가 전부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지금, L목사는 완전 탈진했다. 교회 정체성의 하나인 ‘교제’가 없기 때문. 그는 “영혼이 공허하고 우울증이 올 것 같다”며 “온라인교회는 본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는 사회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기존 사회가 모임 즉 공동체를 기반으로 했다면, 위드 코로나19 시대는 비대면이 기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도 마찬가지. 예배, 교육, 전도, 선교 등 교회의 모든 사역이 공동체를 기반으로 실행되지만 코로나19로 모임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일부 목회자들은 코로나19를 ‘고난’으로 표현하며, 기독교 역사가들은 “종교개혁 이후 가장 큰 사건”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교회는 부흥 과정에서 모임이 강조됐다. 매일 새벽예배를 드리고,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 주일예배, 구역 및 소그룹, 제자훈련 등 세계 어느 교회보다 더 자주 모임을 가졌다. 그러기에 한국교회가 피부로 느끼는 코로나19 고난은 더 크다.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사태를 더 힘들어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교회 구성비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70%가 미래자립교회로, 이들에게 코로나19는 넘지 못할 태산과 같다. K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작은 교회들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 최근들어 목회의 꿈을 접은 미래자립교회 목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자립한 교회들은 버틸 힘도 있고 대안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한국교회 성장 동력도 중지시켰다. 주님교회 김성환 목사는 “최근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큰 은혜를 주셔서 교회가 급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동력을 잃어 매우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새기쁨의교회(정권 목사)도 마찬가지. 개척 2년 만에 당회를 구성할 정도로 부흥을 경험하던 새기쁨의교회는 다양한 사역을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동력이 주춤했다. 정권 목사는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올해 안에 출석 성도가 6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주춤해졌다”고 말했다.

새기쁨의교회는 다행히 차츰 회복세를 걷고 있다. 원동력은 매일 저녁마다 진행하는 ‘성경통독기도회’다. 정권 목사는 “천지가 개벽해도 말씀과 기도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목회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방법론은 다양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라는 위기일수록 본질을 더 강력하게 붙잡으면 회복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알곡과 가라지를 걸러내고, 본질과 비본질을 분별할 수 있는 하나님의 때”라고 강조했다.

인구절벽, 입시열풍 등으로 침몰 위기에 있는 다음세대 사역은 코로나19로 완전 수장될 분위기다. 개혁주의선교신학회와 남산기독교문화살리기운동본부가 10월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30~40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주일학교 예배 참석을 반대(71.7%)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0.8명으로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도들마저 코로나19를 이유로 자녀를 주일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다.

다음세대 붕괴는 주일학교 사역자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서울 W교회에서 유치부를 맡고 있는 H전도사는 내년에 사역할 자리를 찾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재정 위기를 맞은 교회들이 교육부서를 통폐합하거나 사역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H전도사는 “코로나19로 교육부서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교육담당 전도사들 중에는 사역지를 못 찾아 쉬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의 제한으로 선교사역도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선교사들이 현지 사역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일시 귀국했다. 총회세계선교회(GMS)에 따르면 10월 기준 파송 선교사 2500여 명 중 796명(자녀 포함)이 본국으로 귀국한 상황이다.

해외선교 전문가들은 단기선교가 중단되면서 선교사역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선교는 교인들에게 세계선교의 중요성을 알릴 기회이자, 다음세대에게 선교 사명을 심어주는 교육현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교회의 선교 동력이 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개혁 이후 교회의 가장 큰 사건’로까지 평가되는 코로나19 사태. 뿌리마저뽑힐 것 같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시급하다.


교회, 비대면 디지털 시대 적극 준비하라

전 세계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세계 질서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다. 특별히 비대면 언택트(Untact) 중심의 사회로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언택트는 접촉(콘택트;Contact)이라는 단어에, 부정(不正)을 의미하는 접두어 언(Un)을 붙여 만들어진 신조어로, 비대면(非對面)을 의미한다. 언택트 문화와 산업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라는 촉매제를 만나 급격히 증가하고 일상화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학교 역시 온라인수업을 도입했다. 햄버거 가게에서도 사람 대신 키오스크라는 무인단말기가 주문을 받는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예배가 시도된 이후, 현장예배가 재개된 현재도 많은 교회들에서 온라인예배가 병행되고 있다. 교회 내 소모임이 금지된 상황에서 줌(Zoom)과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언택트 환경에서 성경공부나 구역모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회 내 언택트 환경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등이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교회 영향도 조사’와 10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등이 진행한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를 비교해 본 결과, 기독교인 응답자들은 점차 교회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에 대한 열망은 줄고, 비대면 온라인예배에 익숙해지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또 ‘코로나19 종식 이후 예배 행태 예상’을 묻는 동일한 질문에 현장예배가 전면 허용된다 해도 온라인예배를 드리겠다는 비율이 3월 12.5%에서 10월에는 16.7%로 증가했다. 온라인예배가 익숙해지는 상황에서, 교회로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비대면 온라인예배를 간과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것이다.

언택트 문화는 디지털 가속화와도 긴밀히 연관돼 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개인과 사회 곳곳에 보급된 디지털 기기, 인프라, 축적된 역량 등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는데 밑바탕이 됐다. 디지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률만 보더라도,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는 35억명에 달하고,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 1위다. 단순히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된데 그치지 않고,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명 중 4명(41.9%)이 스마트폰 이용에 의존도를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았다.<표>

교회 역시 디지털 가속화 현상을 간과할 수 없다. 당장 온라인예배만 해도 디지털 기기 사용이 필수적이고, 요즘 같은 언택트 상황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 더욱 요청된다. 더불어 이른바 디지털 격차 해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시교회나 대형교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성원들의 디지털 활용력이 부족한 농어촌교회, 미자립교회는 온라인예배를 드리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했다.

교회 내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도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온라인 교회요람이 등장하고 교회 내 많은 문서와 프로그램이 디지털화 되는 상황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 익숙하지 못한 고령층은 소통의 부재를 경험한다. 성경에는 고아와 과부, 가난한 자들이 교회 내 소외된 자들이었으나, 이제는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고령층이 새로운 소외된 자들로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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