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은 목사의 독서대학]

교육전도사 시절, 1년에 300여 일을 교회에서 먹고 자며 사역했다. 파트타임이 아닌 풀타임 사역자의 마인드로 사역에 임했다. 교사·아이들에게 읽기의 즐거움을 전하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다.
교육전도사 시절, 1년에 300여 일을 교회에서 먹고 자며 사역했다. 파트타임이 아닌 풀타임 사역자의 마인드로 사역에 임했다. 교사·아이들에게 읽기의 즐거움을 전하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다.

1992년 경기도 부천에서 교육전도사 사역을 처음 시작했다. 첫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일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에서 먹고 자며, 맡겨진 사역에 온 힘을 쏟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가 드러났다. 열심만 가지고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즐거웠던 사역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주일 다가오는 것이 두려웠다.

신앙의 위기는 아니었다. 여전히 믿음 안에서의 갈급함이 있었다. 다만 준비되지 못한 사역자로서 직면한 한계 속의 고통이었다. 저절로 기도가 흘러 나왔다. 성경 읽는 시간이 늘어갔다. 동시에 힘쓰기 시작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이었다. 무엇인가 채워 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 속에 시작되었다. 앉으나 서나 책을 읽었다. 길을 걸을 때도 책을 놓지 않았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 의무감에서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즐거움이 되었다. 교육전도사 시절의 책읽기, 책에 빠져 살았다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미혼이었기에 사례비 대부분을 책을 사는 데 투자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매월 20~30만원, 이후에는 아르바이트 비용까지 더해져 매월 50만원가량의 도서비를 지출했다. 구입한 책 모두를 읽지는 못했다. 책을 읽는 기쁨도 컸지만 솔직히 사는 기쁨, 소유의 기쁨도 적지 않았다. 도서관 설립에 대한 꿈도 있었다. 당시에는 막연한 비전이었지만 2007년에 드디어 교회 안에 도서관을 설립할 수 있었다. 초기 장서는 나와 아내 책을 합친 6000권 정도였지만, 현재는 최근 폐간한 도서까지 합하면 1만6000여 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이 되었다. 게다가 교회도서관을 넘어 도서관 관계자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진 도서관이 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교육전도사 시절부터 사역하는 교회마다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개인 독서의 한계에 부딪치며 독서의 더 좋은 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98년 독서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 같은 해 충북 괴산에서 독서를 중심으로 한 대안학교를 설립한 분이었다. 혼자 몸부림쳐도 넘지 못하던 경계를 약간의 지도를 받으니 어렵지 않게 넘어설 수 있었다. 이듬해부터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 밖 강의 사역도 시작하게 되었다. 사적 독서를 넘어 공적 독서 사역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개인 독자에서 독서사역자로, 이제는 작가라 불리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책을 읽는 즐거움이 컸다면 이제는 책을 쓰는 즐거움이 더해졌다.

그간 많은 이들을 만났다. 독서 자격증 과정을 통해 만난 이들만도 2000여 명이 넘는다. 단기 독서 강좌를 통해 소통한 이들도 수만 명에 이른다. 그들 중 절반 이상은 목회자였고 사모였다. 독서를 교회, 가정, 삶의 중심 사역으로 삼고 살아온 독서전문가로서 목사의 독서는 어느 특정 개인의 독서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간부터는 독서를 어떻게 교회 사역에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