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도끼자루는 안녕하십니까?"
[논단]"도끼자루는 안녕하십니까?"
김익신 목사(북일교회)
  • 기독신문
  • 승인 2020.11.02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익신 목사(북일교회)
김익신 목사(북일교회)

며칠 전 종교개혁 503주년을 맞이했다. 필자는 항상 종교개혁에 대하여 이런 정의를 내렸다. “종교개혁은 썩어져 가는 도끼자루의 썩는 것을 멈추게 했던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仙遊朽斧柯說話’(선유후부가설화),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중국에 근원을 둔 한국 속담이지만, 암튼 여러 가지 설과 전설이 이어지고 있는 속담이다.

필자는 요즘 들어 이런 생각에 잠겨 있다. 현재 우리가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것은 아닌가하는 염려이다. 우리는 확신한다.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사랑하셨기에 한반도 역사에 개입하셔서 오늘의 한국교회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셨기에 한국교회는 분명히 주님 다시 오실 그 날까지 세워지리라 믿는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교계나 교회들 그리고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영성을 직시하고 있노라면,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통해 썩어가는 도끼자루의 지독한 썩음의 진행형을 멈춰 놓았듯이 지금 그런 개혁정신이 필요하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는 그 지적을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짧은 역사이지만 화려한 현재의 교회를 만들어 간 한국교회이다. 그야말로 복음을 만나 눈물과 콧물로 기도하며 마루를 치고 회개하였고, 거듭난 자로서 삶을 보여주었기에 세상 사람들의 신임을 받아왔다. 하지만 오로지 천국에 소망을 두고 이 땅의 모든 것을 무가치하게 여기면서, 오직 성령의 충만을 사모하여 소나무 뿌리를 부여잡고 목이 터지도록 부르짖었던 그런 영적 야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는 화려한 삶에 부족함 없는 넉넉한 재정과 차고 넘치는 인력풀이 우리를 변질시켜, 하나님의 나라보다는 이 땅에 오히려 정이 있게 되었다. 신앙생활과 목양에서 주님만 바라보는 절대 소망이 과연 얼마나 잔존해 있는 지 생각하며 한탄할 정도가 되었다. 우리가 안이하게 잠시 다른 곳에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도끼자루는 썩고 있지 않는 지 염려해 봐야 한다.

두려운 것이 또 있다. 이 속담 중에 본질적으로 심각한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도끼자루만 썩은 게 아니고 도끼날도 이미 무디어 있었다. 교회의 절대적인 본질인 복음이 무디어 졌기에 절대 진리가 세상에 빛을 발하지 못한다면 대성통곡해야 할 때가 아닐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나 더 있다. 신선놀음을 마친 후 동네에 내려와 보니 동네가 완전히 딴 세상으로 변했으며, 자기는 이미 늙어 죽은 옛날 사람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의 경고를 이미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맛 잃은 소금은 밖에 버려져 밟힐 뿐이라는 경종을 울려 주신 것이다.(마 5:13) 도끼자루가 이미 썩어 도끼날을 쓸 수도 없게 된 상황, 남아있는 도끼날조차 무디어져 날카로움을 상실한 상황,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진 현실. 이런 모습이 현대교회가 시나브로 맞이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애타게 바랄 뿐이다.

한편으로 이미 도끼자루는 썩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도끼자루는 안녕하십니까?”라고 필자는 자신에게 묻고 싶었던 것이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세상 모든 일은 진행형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돌아볼 줄 아는 것이 절실한 것이다. 

냉정하게 돌아보자. 과연 종교개혁의 5대 정신(Five Solas)이 썩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그리고 개혁을 통해 날을 세워놓은 복음의 도끼날이 무디어지지는 않았는지를. 필자는 바란다. 이 말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