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100주년 맞아 기독교 대학ㆍ신학단체, 콘퍼런스와 학술대회 잇따라

2020년 11월 8일, 네덜란드의 위대한 칼빈주의자인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서거 100주년을 맞는다. 이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드러내려 했던 카이퍼를 기억하기 위해 기독교 대학들과 신학 단체들이 연이어 콘퍼런스와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대 전주비전대 한동대가 공동개최한 아브라함 카이퍼 100주기 기념 연합 콘퍼런스에서 발제자들이 영역주권 사상의 기독교교육적 의미와 한국교회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주대 전주비전대 한동대가 공동개최한 아브라함 카이퍼 100주기 기념 연합 콘퍼런스에서 발제자들이 영역주권 사상의 기독교교육적 의미와 한국교회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주대학교 전주비전대학교 한동대학교는 공동으로 10월 20일 전주대 스타센터 온누리홀에서 ‘한국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연합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콘퍼런스는 카이퍼의 ‘영역 주권’에 기반을 둔 교육혁신 방안들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발제자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예술 등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구현해야 한다’고 주창한 카이퍼의 정신이 이 땅의 기독교대학들을 통해 실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은 ‘카이퍼의 사상과 교육’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카이퍼가 꿈꾼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사랑의 일꾼 양성’에 있었다면서 “예수님처럼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와 이웃의 이익을 위해 지식을 추구하는 일꾼들을 양성하자”고 강조했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일반은총과 교육’에 대해 다룬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모든 사람에게 부여되는 은혜, 소명, 재능을 발견하여 이에 따라서 인재를 양성하면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서 이를 기초로 한 교육혁신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최용준 교수는 ‘학문과 신앙의 통합’에 초점을 둔 한동대의 실천사례를, 한병수 교수는 ‘카이퍼 사상과 윤리교육’에 초점을 둔 전주대의 실천사례를 각각 소개했다. 전주대 이호인 총장은 “카이퍼의 사상을 교육의 관점에서 검토하며, 학생들에게 가장 행복한 교육혁신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이번 콘퍼런스를 평가했다. 전주대는 콘퍼런스에 이어 카이퍼의 사상과 기독교세계관을 탐구하는 특강들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한 카이퍼 서거 100주기 기념예배와 화가 최미정 씨의 기념전시회 등을 11월 8일 개최한다.

개혁신학회 2020 가을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등단한 신국원 교수가 카이퍼의 영역주권을 한국교회가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2020 가을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등단한 신국원 교수가 카이퍼의 영역주권을 한국교회가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개혁신학회와 기독교학술원도 카이퍼의 개혁주의 신학 유산을 고찰하고, 한국교회가 카이퍼의 실천적인 신앙운동을 계승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개혁신학회(회장:박응규 교수)는 10월 24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강당에서 ‘아브라함 카이퍼:복음 그리고 삶과 세상’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 주제발표는 신국원 교수(총신대 명예)가 ‘한국교회를 위한 아브라함 카이퍼의 유산’이란 제목으로 했다. 이어 문병호 정은상 류길선 교수(이상 총신대)와 정대준 교수(광신대) 등이 카이퍼의 신학적 원리, 목회적 예배신학 이해, 칼빈주의 세계관 등을 발표했다. 

신국원 교수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가장 큰 기여는 “잊혔던 종교개혁의 유산, 특히 칼빈주의를 문화사회적 활동의 원리로 회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유럽 전체를 지배하던 계몽주의 사상과 자유주의 신학에 맞서 카이퍼는 “학문 예술 정치 등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은 없다”고 주창했다. 나아가 “성과 속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고는 성경적이 아님을 역설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평생 헌신한 것”을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카이퍼의 칼빈주의 신학과 영역주권 개념이 단순히 교리체계가 아니라 ‘삶의 체계’, ‘하나님 주권사상에 기초한 세계관’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한국교회가 계승하려면, 먼저 카이퍼의 신학 유산을 계승하고 개인에 국한시킨 신앙을 공공신학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역주권 속에서 사회변혁운동을 펼칠 때, “문화전쟁이 아닌 ‘선지자적 문화비평’의 관점에서 승리주의와 패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문병호 교수는 ‘신학의 원리:헤르만 바빙크와 아브라함 카이퍼의 계시 이해’를 발표했고, 정은상 교수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목회적 예배·예전 신학 이해’를, 류길선 교수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 세계관’을 발제했다.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은 11월 26일 오후 2시에 양재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그 현대적 의의’를 주제로 학술포럼을 개최한다. 이 학술포럼은 카이퍼의 사상의 계승자로 잘 알려진 이러드 마오 교수(풀러신대 전 총장)가 발표자로 참석해 기독교교육의 관점에서 영역주권 사상의 의미를 고찰한다. 이외에도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을 번역한 박태현 교수(총신대)가 ‘교회와 국가 관계의 관점에서 영역주권 사상’을 발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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