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 30주년 맞아 베를린과 국내서 학술대회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이듬해인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져 있던 과거를 청산하며 독일이 공식적으로 통일을 이뤘음을 선언했다.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과 국내에서 각각 기념세미나와 학술대회가 열려 한반도 통일의 방향을 모색했다.<편집자 주> 

베를린비전교회와 쥬빌리 베를린연합통일기도회는 10월 4일과 11일 베를린비전교회에서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 통일세미나’를 개최했다. 1부 예배에서 김현배 목사(베를린비전교회)는 ‘부흥, 통일, 선교’라는 제목으로 “우리는 분단 7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왜 한반도 통일을 주시지 않는가라고 하박국 선지자처럼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불평하지 말고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법으로 통일을 주실 것을 믿고 북한과 한국에 부흥을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을 전했다.

독일 통일 30주년을 맞아 분단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독일에서 ‘통일과 교회’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개혁신학회와 기독교통일학회 공동 주최로 10월 17일 열린 학술대회는 통일을 일군 서독교회의 섬김을 재조명하고, 한국교회의 ‘아가페적 사랑실천’을 강조했다.
독일 통일 30주년을 맞아 분단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독일에서 ‘통일과 교회’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개혁신학회와 기독교통일학회 공동 주최로 10월 17일 열린 학술대회는 통일을 일군 서독교회의 섬김을 재조명하고, 한국교회의 ‘아가페적 사랑실천’을 강조했다.

권영진 선교사(독일 UBF/CMI, 서남아시아교육연합 선교회 공동대표)는 “독일 통일에 앞서서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는 1969년 이산가족방문, 통신의 교환, 교회의 상호 방문 등 접근과 교류를 통한 변화를 골자로 하는 ‘동방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이후 헬무트 슈미트, 그리고 다른 당 출신인 헬무트 콜 총리까지 ‘동방정책’을 이어나갔다. 이같이 꾸준한 정책 계승이 통독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 권 선교사는 통일의 이면에 지속적인 교류와 베품의 노력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1949년부터 매 2년마다 동서독교회가 개최한 ‘교회의 날’ 행사 △정부와 교회의 은밀한 협력 △독일개신교회(EKD)가 1년 예산의 40%를 동독교회를 위해 사용 △옛 동독지역이었던 라이프치히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의 월요평화기도회 등이 그것이었다.

권 선교사는 “조건 없는 접근, 섬김의 신학, 작은 것으로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하는 동역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와 오병이어를 주님께 드리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베르너 페니히(Werner Pfennig) 박사(베를린자유대학교 정치학)는 “한국과 독일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 독일은 분단은 됐더라도 완전한 분리는 없었지만 한반도는 분단이며 분리상황이다. 한국은 독일식의 통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북한은 반대한다. 그런데 독일 정부는 통일 정책을 행한 것은 아니었다. 평화를 위해 긴장완화와 정상화를 원했다. 성공적인 정상화의 과정이 없다면 평화로운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독일식 통일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동독 수준을 서독 수준으로 맞추려고 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은 정상화를 통해 교류의 문을 열면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북한 내부의 변화없이 통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통일과 한국교회 학술회
한국개혁신학회(회장:이은선 교수)와 기독교통일학회(회장:안인섭 교수)는 10월 17일 총신대학교에서 ‘통일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중계한 이번 대회에는 통일을 주제로 주제강연 2개를 포함 총 20개의 발제가 진행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김현배 목사(베를린비전교회)를 비롯한 한인 목회자와 성도들은 10월 4일과 11일 통일세미나를 개최했다. 통일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베르너 페니히 박사는 독일은 통일에 앞서 평화와 긴장완화를 먼저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김현배 목사(베를린비전교회)를 비롯한 한인 목회자와 성도들은 10월 4일과 11일 통일세미나를 개최했다. 통일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베르너 페니히 박사는 독일은 통일에 앞서 평화와 긴장완화를 먼저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강연을 한 주도홍 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는 통일을 위해 북한을 지속적으로 돕는 사랑의 실천을 제안했다. 주 교수는 “분단 시절 서독교회는 동독 공산정권이 서독교회의 디아코니아는 허락하되 동독에서 복음 전파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존중하면서 분단 내내 한번도 중단하지 않고 순수하게 동독을 섬겼다”면서 “서독교회의 성령의 역사로 행해진 디아코니아는 분단 독일을 끝내고 하나되는 통독의 길을 새롭게 열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한국교회 가운데는 북한은 기독교를 박해하고 복음 전파를 금하며 인권을 무시하는데 왜 그들을 돕느냐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같은 태도는 성경적 디아코니아에 대한 몰이해로써 아가페적 사랑 실천에 어떠한 조건도 전제할 필요가 없다”면서 한국교회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박성철 교수(경희대 객원)는 “전근대적 종교 전통에 대한 집착, ‘친구-적 카테고리’와 흑백논리, 기복주의에 기댄 번영신학과 같은 왜곡된 신앙관을 버리고 북한을 우리의 이웃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면서 “우리 안의 분단 의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북한에 대한 요구에 집중하는 자세는 한반도 통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일환 박사(한양대)도 “서독교회는 동독지역에 물질적 혜택은 물론 복음전파를 통해 무신론적인 사회에서 동독교회가 생존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해 주었고 이와 더불어 주민들의 실제 생활에 중요한 지원을 했다”면서 “한국교회도 대북지원사업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상호신뢰를 일궈나간다면 언젠가 복음이 북한지역 전역에 전파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탈북민의 남한 사회 적응을 위해 교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발표들이 많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승호 교수(한국성서대)는 “북한선교는 북한을 가장 잘 알고 복음으로 변화된 북한 이탈 복음전도자들이 앞장서고 한국교회가 그들과 동역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웅산 교수(총신대신대원)는 통일을 위한 방안으로 탈북민교회를 세워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탈북민교회를 이민교회, 다문화교회로 인정해 주는 한편, 탈북민교회에 남한성도들이 참여하는 사례들이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빌립 목사(열방샘교회)는 “한국교회가 300명 가까이 되는 탈북민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이 건강한 사역자들로 세워지도록 기도하고 사랑으로 멘토링해준다면 북한의 문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윤현기 교수(아신대)는 제3국 출생 후 국내 입국한 북한출신 청소년을 위한 전문적 학교나 교육기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주한 교수(총신대)는 조선기독교도련맹중앙위원회가 1990년과 2010년 펴낸 <성경전서>의 본문이 한국의 <공동번역>을 거의 답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법과 맞춤법은 문화에 따라 철저히 교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같은 발제들을 통해 학자들과 운동가들은 통일이라는 문제에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이는 교회연합 차원에서 이뤄져야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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