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총회장 “학생 협조 없이 총신 정상화 어렵다” 유감
원우회·총학생회 “대안 없는 정이사 체제 반대” 의견 제출

지난 10월7일 총회 대표와 총신 학생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총신신대원 원우회(회장:구원모 전도사)와 총신대학교 총학생회(회장:조은영)가 정이사 체제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총신재단이사회의 정이사 체제 전환이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총신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과 대화를 이어온 소강석 총회장과 총회임원회는 “매우 안타깝다. 학생들의 협조 없이 정이사 체제 전환이 어려운데, 이것은 총신의 손해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원우회·총학생회 “대안 없는 정이사 체제 반대”

총신신대원 원우회는 10월 15일 총신재단이사회에 구체적인 청사진 없는 정이사 체제 전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원우회는 10월 19일 교육부에도 정이사 체제 전환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신대학교 총학생회도 10월 19일 총신재단이사회에 믿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와 체계 없이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아울러 원우회와 총학생회는 학내 구성원들의 입장이 반영될 때까지 당분간 임시이사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우회는 10월 17일 성명서를 발표해 현 시점에서 정이사 체제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원우회는 “총신은 정상화되어야 한다. 정관이 회복되고 진정한 총회 직영신학교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이름뿐인 정상화는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낼 뿐이고, 총회에서 보낸 정이사들이 들어오는 것만으로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진정으로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믿음의 선배들이 학교를 이끌어주는 것이 진정한 회복이다. 세상 속에서 총신이란 이름의 대학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공의로운 공동체가 되어야 하며 언제나 서로의 의견을 듣고 말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원우회는 총회에 △학내사태와 관련된 전·현직 재단이사들의 정이사 선임 절대 반대 △학생대표 및 각 총동창회에 재단이사 추천권 부여 △학교 재정 회복 위한 기여이사 제도 도입 △재단이사추천위원회 구성 및 학생대표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청했다.

총신대학교 총학생회도 “총신대가 정상화된 것이냐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느 누가 이사직에 임명되더라도 믿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와 체계이다”면서, “재정적인 충족과 형식상의 회복 또한 필요하지만, 학교의 체질과 문화를 개선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는 것에 반대하며, 현 임시이사 체제의 임기인 2021년 3월까지 그 권한을 이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화 이어온 총회장 “내부분쟁은 총신의 손해다”

정이사 체제 전환과 관련해 학생들과 대화하며 설득해온 소강석 총회장과 총회임원회는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소강석 총회장과 총회임원회는 지난 10월 7일 총학생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10월 16일에는 대학 대의원들과 대화를 이어가며 총신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여기에 더해 소강석 총회장은 10월 19일 ‘총신 정상화를 위한 총회장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원우회장과 총학생회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해당 공문에서 소강석 총회장은 “총회의 무궁한 발전과 총신의 정상화 및 화목을 위하여 학우, 원우 여러분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정이사 후보를 추천할 때 종전 이사를 배제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총회와 총신의 반목을 차단하고 진정한 화목을 이루기 위하여 종전의 이사들과 대립관계에 있던 인사들, 즉 총신의 관선이사 체제를 주장하고 영입하는데 앞장섰던 인사들에 대해서도 배제하고, 비정치적이며 총신의 발전을 위하여 기여할 수 있는 교단의 목사와 장로들만 추천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총신 정상화를 위해 총신 학우와 원우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와 같이 소강석 총회장과 총회임원회는 원우회와 총학생회의 주요 요구사항인 ‘종전이사 배제’를 받아들이는 결단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우회와 총학생회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정이사 체제 전환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은 소강석 총회장은 “정말 안타깝다. 나 또한 신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학생들의 입장이 이해는 되지만 너무 근시안적이다”고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소강석 총회장은 내부분쟁으로 총신 정상화와 발전이 저해되는 것을 우려했다. 소강석 총회장은 “학생들과 만나서도 이야기했지만, 현재 총신의 모습은 과거 동로마교회와 유사하다”며, “동로마교회는 내부분쟁 때문에 멸망했다. 성화반대파는 성화숭배파를 끌어내릴 목적으로 외부세력인 오스만제국과 손을 잡았고 결국엔 멸망의 길로 갔다. 내부분쟁으로 임시이사까지 들어온 총신도 이와 같지 않냐”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선순위는 총신의 정상화이고 우리의 비전은 총신의 발전이다. 그런데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는 시점에 내부에서 발목을 잡으면 결국에는 총신의 손해다. 또한 총신이 총회와 목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으며, 내년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된다”면서, “정이사 체제 전환에 있어 그 누구보다 학생들의 입장이 중요한데, 학생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총회도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난감한 총신, “정상화 위해 모두 노력할 때”

원우회와 총학생회가 정이사 체제 전환에 반대 입장을 내자, 총신대학교도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재서 총장은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학생들에게 총신 정상화를 위한 대전제로 정이사 체제로 가야한다고 했고,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 발전 및 교단과의 관계 정상화라고 말했다.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어야 총신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봉우리를 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학생들이 정이사 체제 전환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자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대립구도가 확산되면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새롭게 대화를 시작해 총신이 정상화에 진입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총신대학교 총학생회가 정이사 체제 전환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제175차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 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총신대 정상화’ 논의가 보류된 바 있다. 이어 총학생회와 더불어 원우회까지 정이사 체제 전환에 반대 입장을 제출함에 따라, 10월 26일 제176차 사분위 회의에서도 ‘총신대 정상화 안건’이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강석 총회장이 재단이사 후보 추천 시 종전이사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총신 정상화를 위한 총회장의 약속’이 실마리를 푸는 단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총신대 총학생회와 신대원 원우회가 줄곧 총회에 요청한 것도 종전이사 배제였기 때문이다.

구원모 원우회장도 “총회장님의 공문과 관련해 총회장님과 총회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회임원회와 원우회 그리고 총학생회가 대화를 재개해,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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