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목사(안동옥동교회)

하나님 주신 위대한 은혜의 선물 ‘믿음’으로 살아갑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롬 1:17)

이원태 목사(안동옥동교회)
이원태 목사(안동옥동교회)

안동에는 고택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이 안동에 있는 임청각입니다. 임청각은 1519년 조선 중종 때 ‘이명’이라는 사람이 낙동강가에 건립한 건물로 99칸으로 된 양반집입니다. 북으로는 산을 등지고, 남으로 강을 향한 풍경이 너무 좋아 조선시대 수많은 묵객들이 찾았습니다. 보물 제182호로 지정된 임청각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는 물론 별당, 사당, 정원을 갖춘 전형적인 상류주택으로 500년의 세월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또한 임청각은 고성 이씨 종택이자,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명소입니다. 이곳에서 독립운동가 10명이 나왔습니다. 임시정부 첫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州) 이상룡(1858∼1932) 선생의 생가로도 유명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이곳에서 나라를 찾고자 항거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짧은 인생, 하루에도 숱한 갈림길 앞에 서지만, 언제나 주님께 방향을 맞추어 살아내야 합니다. 21세기 첨단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인간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은 어디서 와서 무엇 때문에 살다가 어디로 가는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철학적으로 고민해도 이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주는 것은 오직 성경뿐입니다. 오직 성경만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하게 대답해줍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셨습니다(창 1:27). 우리는 죄와 허물로 죽은 자들입니다(엡 2:1). 우리는 죄 아래 팔린 자들입니다(롬 7:14). 우리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들입니다(엡 2:3).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입니다. 예수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요 14:6). 예수님이 세상의 구원자이십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3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중세의 교회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습니다. 교황의 힘은 세상의 왕보다 강력했으며, 거의 모든 사람은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가들은 중세시대를 어둠의 시대, 암흑시대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가장 부패했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베드로 성당을 짓기 위해 면죄부까지 판매함으로써 예수님의 십자가를 모독했습니다.

루터 당시의 교황 레오10세는 100년 동안 끌어오던 베드로 성당의 완공을 위해 1506년부터 속죄권 판매를 재개하여 막대한 공사비를 충당하게 했습니다. 판매의 촉진을 위해 판매수익의 반액은 지방 감독이 차지하고, 판매 책임자는 판매량에 따라 보상을 받게 하고 나머지는 교황청으로 보내도록 했습니다. “속죄권을 사는 사람은 즉시 죄의 용서를 받을 것이요, 연옥에 있는 자를 위해 속죄권을 사면, 그 은화가 헌금함 속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그 순간에 천국으로 올라가게 된다”고 선전했습니다. 사람들은 속죄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섰으며, 중세교회는 극도로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이 얼마나 비성경적인 모습입니까? 그러므로 16세기 종교개혁은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마르틴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 로마가톨릭의 타락하고 부패한 모습을 보고 비텐베르크의 성곽 교회인 슐로스키르헤 문(門)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이면서 개혁은 시작됐습니다.

본문의 말씀은 로마서 전체의 핵심 구절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압축하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분명하게 고백합니다.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이 말씀은 중세시대 종교개혁의 불씨가 되었던 말씀입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의 의’는 바울신학의 핵심으로 로마서에 8번 나옵니다. 그런데 로마서에서 ‘의’라는 명사가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는 33번이나 됩니다.

히브리인들에게 ‘의’라는 개념은 ‘관계적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의의 개념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사용될 때도 관계적 개념으로 적용됩니다. 바울은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라고 말합니다.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한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의가 성도의 믿음에 있어서 시작에서 완성까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어거스틴은 이 믿음에 대하여 “그리스도를 만나 고백하는 믿음”이라고 말하고, 칼빈은 “복음을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초보적인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고 선언합니다. 이 구절은 하박국 2장 4절을 인용한 말씀으로 의인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사람이요, 또한 믿음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여기 ‘살리라’는 단어는 요한복음 3장 16절에서 사용된 ‘영생’이라는 표현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결국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사람은 영생의 삶이 영원히 존속됨을 말씀합니다. 이것이 복음의 위대함입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복음의 위대함을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복음의 위대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의 위대함을 깨달은 우리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가야 합니다. 중세시대에 성경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리적 타락과 윤리적 부패를 보면서 외쳤던 그 외침이 오늘 나의 가슴에도 살아 있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는 말씀을 어떻게 실천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첫째, 오직 성경(Sola Scriptura)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평생 붙들고 살아야 할 신앙은 성경입니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쓴 것이 성경의 번역이었습니다. 라틴어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누구든지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하여 성경 말씀에 기초한 신앙생활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루터의 고백입니다. “나의 신앙은 오직 그리스도의 말씀에 사로잡힌 포로이다.” 링컨도 이런 고백을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오직 성경에 기초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로 살아야 합니다. 종교개혁 503주년을 맞이하면서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소망이요, 생명이심을 온전히 믿어야 합니다. 베드로의 신앙이 나의 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찬송가 288장 가사처럼 “나 사는 동안 끊임없이 구주를 찬송하리로다” 오직 그리스도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셋째, 오직 은혜(Sola Gratia)로 살아야 합니다. ‘은혜’라고 하는 것은 자격 없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말합니다. 십자가 구원보다 더 큰 은혜가 있을까요? 우리가 연약할 때에,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 되었을 때에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것이 은혜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일상이 날마다 새로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넷째, 오직 믿음(Sola Fide)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영생을 얻는 것은 우리의 행위나 지식이나 물질로 얻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거저 주시는 선물입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엡 2:8,9) 평생을 오직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섯째, 오직 주만 영광 받으심(Soli Deo Gloria)으로 살아야 합니다. 성도의 즐거움은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림에 있습니다.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소요리 1문답)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는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오직 주만 영광 받으심으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중세 어둠의 시대에도 개혁자들은 오직 복음을 외쳤습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 오직 그리스도로(Solus Christus), 오직 은혜로(Sola Gratia),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오직 주만 영광 받으심으로(Soli Deo Gloria) 살아가는 영적인 지도자와 그리스도인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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