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평화의 소녀상' 철거 규탄 성명
獨교회와 연대 반대 운동 전개 뜻 밝혀

교회협이 최근 독일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지자체의 명령으로 철거 위기에 놓인 데 대해 규탄하며, 독일교회와 연대해 철거 반대 운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이하 교회협) 여성위원회(위원장:민숙희 사제)는 10월 1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7일 있었던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을 “잔인한 성폭력 희생자로 고통당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져버린 반역사적인 결정”이라 규정하고, 소녀상 설치 허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교회협 여성위는 세계 곳곳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전시 성폭력의 종식과 과거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기억의 투쟁이며 인권과 평화를 염원하는 열린 교육의 기회”라며 그럼에도 미테구가 소녀상 설치 허가를 갑자기 철회하고 철거를 명령한 것과 이에 대해 일본이 외교전의 성과라며 자축한 것 등에 “매우 큰 분노와 상실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과오를 스스로 반성하고 추모의 공간을 마련, ‘반전, 인권, 평화’의 가치를 역사문화예술로 승화시킨 경험이 있는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데 대해 아쉬움과 실망감을 내비쳤다. 이어 전쟁범죄의 재발을 막고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향후 국내외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운동을 펼쳐나갈 것임을 피력하며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교회협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미테구에 전달하고, 독일개신교교회협의회(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 EKD)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 벌여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한편 지난 9월 25일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 비르켄 거리와 브레머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인 공공장소에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의 주도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지자체에 일본 정부의 철거 압박이 이어졌고 그 결과 설치 9일 만인 10월 7일 미테구가 기존 허가 입장을 번복, 설치 철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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