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직무대행 체제 끝내고 교단 정상화 시동
선거 때마다 반복 되는 '소송 정국' 아쉬움

기감 ‘제34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가 10월 12일 전국 12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열렸다. 사진은 종교교회에 마련된 서울연회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권자들의 모습.
기감 ‘제34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가 10월 12일 전국 12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열렸다. 사진은 종교교회에 마련된 서울연회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권자들의 모습.

오랜 기간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온 기감이 4년 만에 새로운 교단장을 선출하고 교단 정상화에 나섰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직무대행:윤보환 목사, 이하 기감)가 ‘제34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교단장인 감독회장과 더불어 국내외 12개 연회 감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10월 12일 정오 현재 전국 12개 투표소(미주자치연회 사전투표)에서 동시에 치르고 있으며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선거인단이 1만여 명에 이르는 만큼 당선 윤곽은 개표 집계를 마치는 저녁 늦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3파전으로 전개되는 감독회장 선거에는 김영진 목사(은천교회)와 박인환 목사(화정교회), 이철 목사(강릉중앙교회)가 출사표를 던졌다. 김 목사와 박 목사는 교단 내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며 지난 선거 당시 120표차로 아깝게 2위를 차지한 이 목사는 재도전에 나섰다.

기감은 감리교신학대(이하 감신)와 목원대, 협성대 등 3개 계통 신학교 간 경쟁이 심한데 역대 감독회장을 보면 감신 출신이 14명으로 가장 많고, 목원과 협성이 각각 2명과 1명의 감독회장을 배출했다. 4년 임기로 바뀐 26대 이후로는 감신(2명)과 협성(1명)이 자리를 나눠가졌다. 29대 감독회장 선거에 나선 3명의 후보들 중에는 김 목사와 박 목사가 감신, 이 목사는 목원 출신이며 직전 선거에서 첫 감독회장을 차지한 협성은 후보를 내지 못했다. 협성 출신으로 현재 감독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윤보환 목사가 당초 출마했지만 자격 심사에서 탈락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교단 내부적으로는 조심스럽게 목원 출신 단독 후보로 나선 이철 목사의 우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이 목사 역시 선관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한 ‘후보 등록 거부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선거를 닷새 앞두고 극적으로 후보에 복귀했다.

한편 기감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소송정국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역시 또다시 진영 간 소송전에 휘말렸다. 선거 관련 사회법에 제기된 소송만 6건에 달하며 교단 내 고소·고발도 잇따르면서 후보 탈락과 복귀 등 선거지형이 시시각각 변해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유독 법적 다툼이 극심한 이유는 감독회장에 대한 과도한 권력집중 현상 때문이다. 장로교를 비롯해 대부분의 교단이 1년 임기 총회장을 두는 데 반해 기감 감독회장은 4년, 그것도 전임제를 채택하고 있다. 교단 헌법을 고치는 입법의회에 꾸준히 감독회장 임기 및 겸임제 변경 안건이 올라왔지만 매번 부결됐다. 3명의 후보 모두 감독회장 권력 분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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