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교회는 코로나19로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병행해왔다. 우리 교회도 그랬다. 주일마다 네 번의 현장과 온라인예배를 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았다. 현장예배도 매 예배마다 제한선인 50명을 꽉 채웠지만 점차 온라인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등록 교인수를 능가하고 있다. 조회수에, 함께 예배한 가족 수 그리고 현장예배 참여자까지 더하면 훨씬 큰 숫자다. 이렇게 조회자가 많은 것이 좋은 일일까? 교회의 새로운 흐름을 가늠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왠지 불길하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신조어가 어느새 자리잡았다. 이미 트렌드가 된 듯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의 보편화로 특정 장소가 아니더라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그것을 앞당겼다.

유목민을 의미하는 ‘노마드’.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곳곳으로 돌아다니며 가는 곳이 삶의 터전이고 누구든지 만나면 친구가 되기도 하던 유목민이 디지털기기,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함께 이 시대에 등장한 것이다. 오죽하면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포노 사피엔스’라 부를까?

이제 그 ‘폰’ 하나면 못하는 것이 없다. 금융업무는 물론 쇼핑에 음식 주문, 집안의 냉난방 통제까지 다 해낸다. 거기에 예배마저 손에 쥔 그것으로 가능해졌으니 굳이 시간 쓰고 힘쓰면서 예배당까지 나와 소위 ‘현장예배’라고 부르게 된 예배를 드릴 필요가 없어지지 않을까 해서다. 유목민처럼 이 교회, 저 교회 순례하는 현상이 굳어질 듯.

그냥 예배면 예배지 ‘현장예배’라니? 그런데 어느새 익숙해졌고 ‘온라인’은 은행에만 필요한 줄 알았는데 예배까지라니? 어쩌겠나? 신앙인의 ‘디지털 노마드화’는 더욱 빠를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의 예배와 교회 생활이 그 본질을 잃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오랜 세월 익숙해져 예배나 신앙생활은 꼭 예배당에 와야 가능한 것인 줄 알던 우리가 이렇게 빠르게 ‘뉴노멀’에 적응해가는 것을 보면 본질을 놓쳐왔다는 확신이 든다.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이 닿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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