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은 목사의 독서대학]

전문성을 강화하는 목사의 독서는 혼자만의 노력을 넘어 공동체의 노력이 되어야 한다. 사진은 성남노회 임원회의 모습.
전문성을 강화하는 목사의 독서는 혼자만의 노력을 넘어 공동체의 노력이 되어야 한다. 사진은 성남노회 임원회의 모습.

우리는 지난 주 전문성을 강화하는 목사의 연구독서 두 단계를 살펴봤다. 1단계 ‘사실을 사실로 보는 독서’와 2단계 ‘전제를 파악하는 독서’다. 오늘은 연구독서의 3~5단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3단계는 ‘사실’을 의심하는 독서다.

기독교 신앙 안에서 가장 결여된 기술이다. 많은 이들이 믿음은 의심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의심은 불신앙이요 믿음이 약한 이들의 상태라 여긴다. 하지만 의심은 믿음을 가진 이들의 자연스러움이어야 한다.

믿음은 무조건적인 수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변증의 과정을 통해 믿음의 내용을 굳건히 하는 과정을 거친 결과여야 한다. 의심 없는 믿음이 굳은 믿음, 강한 믿음 자체는 아니다. 맹목적인 확신으로 자리 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믿음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한 번의 흔들림이 회복 불가능한 불신으로 나아가곤 한다.

사실을 의심하는 독서의 실천은 의문을 질문으로 바꾸는 노력으로 시작하라. 의심과 의문에서 멈추지 마라. 의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의 발상, 또 하나의 생각이다. 질문은 안개를 걷어내고 실체를 바라보게 하는 기술이다.

성도들이 굳건한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원하는가? 의심을 허용하라. 의심과 의문에서 질문으로 나아가도록 도와라.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진리가 그들 안에 뿌리내리게 하라.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과 같은 신앙은 이런 과정을 통해 세워져 간다.

4단계는 남과 다른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다.

‘남다른 해석’은 1~3단계를 거친 이후일 때 가치 있다. 남다른, 창의적인 생각이란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생각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나만의 견고한 중심 생각, 전문성으로서의 연구지식에 전혀 다른 분야의 새로운 지식 혹은 교양지식이 더해져 융합된 결과다. 중심 생각 없는 상태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소멸되지만 전문성의 토대 가운데 생성된 창의는 변화와 혁신으로 연결된다.

목사의 설교도 마찬가지다. 현실 적용을 위한 다양한 해석과 시도도 중요하지만 성경 본문에 충실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남다른 해석은 역발상(逆發想)에 대한 제안이다. 성경 본문에 대한 충실한 연구는 다른 목사와 신학자들의 발상(發想)에 동의만 해서는 안 된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연구독서에 있어 역발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다.
이 과정을 거칠 때 5단계, 자기만의 관점을 갖는 독서가 가능하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고 성경(잠 4:23)은 말한다. 믿음도 우리가 마음 중심을 잡고 지킬 때라야 그 힘이 발휘된다. 목사의 연구독서가 바로 이것을 위함이다. 세상의 지식을 취하는 과정을 넘어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가시는 성령님의 어루만짐, 그것이 목사가 추구할 연구독서이며 거룩한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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